선대위·비대위원장 겸직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내부 분열 추스리기 나서
국보위 참여 전력 공식사과도 “총선까지 1점씩 전진해 승리”
공천갈등 최소화·야권연대 등
정치력 시험대 올라 김 위원장은 자신의 뜻대로 당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 먼저 자신과 가까운 박영선 의원 등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사들을 배치한 대목이 눈에 띈다. 문재인 대표와 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최재성 총무본부장, 비주류를 대변해온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대위에서 배제했다. 김 위원장은 “이종걸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서 같이 의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 쪽은 이미 전권을 넘긴데다, 다른 의원들도 공천권을 쥔 그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처지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그동안 최고위는 봉숭아학당이었고, 당은 계파싸움으로 흔들려왔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당 내부 인사도 아닌 김 위원장을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당내 사정에 밝지 않은 그는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올 당내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 자칫 실책을 범하면 당 전체가 분란에 휩싸이며 흔들릴 위험이 있다. 국민의당과 펼쳐야 할 주도권 경쟁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국민의당, 정의당과 선거연대 성사 여부도 그의 정치력을 시험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전력이 광주 여러분들에게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시켜 ‘잘못된 것을 왜 잘못됐다고 고백하지 않느냐’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그는 신군부의 12·12 쿠데타와 ‘5·18 광주학살’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급작스럽게 그와 같은 일을 발생시켜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실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선대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나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국보위뿐 아니라 어떤 결정을 해 참여한 일에 스스로 후회한 적 없다”고 했던 발언을 철회한 것이다. 국보위 참여 이력 논란이 증폭되면서 호남 민심 악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 같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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