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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서청원 “김무성이 최고 권력자 아닌가”…불붙는 공천 갈등

등록 2016-01-28 19:48수정 2016-01-29 10:11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왼쪽)가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지칭한 것을 거세게 비판한 뒤 두 사람은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왼쪽)가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지칭한 것을 거세게 비판한 뒤 두 사람은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서 최고위원 “여당 1인자가 권력자란 말을 쓰면 안돼”
김대표-친박, 공천권·총선 이후 내다보고 ‘권력투쟁’
“새누리당 최고 권력자는 김무성 대표 아닌가? 지금 김 대표 주변에도 다음 대권을 위해 완장을 찬 사람들이 매일 별의 별짓을 다하고 있지 않나?”

하룻밤 사이에 불이 확 붙었다. 28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이 작정한 듯 마이크를 잡아당겼다. 자신의 오른편에서 불과 30㎝ 떨어져 앉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안중에 없다는 듯 포문을 열었다. 지난 26일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공천권을 쥔 권력자’로 지칭한 데 이어, 27일 또 다시 ‘소수 권력자 공천’을 언급하자 친박근혜계 좌장인 서 최고위원이 불편한 심기를 거침없이 쏟아낸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려 한다”며 사실상 친박계를 겨냥한 것에 대해 불같이 화를 냈다. 서 최고위원은 “앞으로 권력자라는 말을 써서 당에 분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며,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얘기할 때마다 써온 ‘권력자’ 용어에 대한 ‘함구령’까지 내렸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당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사람은 그 사람(김 대표)밖에 없다. 여당 1인자가 권력자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며 못을 박았다.

김 대표의 26일 권력자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친박계 모두 확전을 자제하며 잔불로 사그라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7일 하루 사이에 돌변했다. 친박계 중진의원은 “한 번만 그런 말을 했으면 모르겠는데, 연속으로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은 의도적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친박계 다른 중진의원도 “이틀 연속으로 그런 말을 하니까 서 최고위원이 저러는 것”이라고 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완장” 발언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친박계가 박 대통령의 ‘심기 경호’에 나선 모양새지만, 실제 뇌관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이다. 서 최고위원은 공개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공천관리위원장은) 이한구 의원으로 모였는데 왜 갑자기 바뀌었느냐”고 화를 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은 ‘전략공천’ 필요성을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전략공천 제로’를 외치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 친박계가 미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카드’로 가면 김 대표로선 곤란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김 대표 쪽은 원외인사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밀고 있다.

양쪽의 대립은 ‘총선 이후’까지 고려한 권력 투쟁 성격이 짙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상향식 공천으로 총선에서 지분을 챙긴 뒤, 이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대선 후보경선에서 대권주자를 꿰차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툭 하고 던진 뒤 청와대와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하면 발언을 주워담던 김 대표의 과거 스타일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자신이 주재한 당 회의에서 친박계로부터 융단폭격을 당했는데도, 이후 비공개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한마디 사과라도 했을 법한데 이번에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뭔가 기존과는 다르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를 상향식 공천의 출발선에서부터 밀리면 김 대표가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라고 표현했던 최경환 의원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관련 영상] 여의도 느와르 ‘무성본색’/ 말풍선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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