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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과거 박원순 포스터 ‘재능기부’ 시민, 필리버스터 의원들 위해 나섰다

등록 2016-03-18 17:07수정 2016-03-20 19:34

박소연씨가 제작한 은수미 더민주 의원의 총선 홍보_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박소연씨가 제작한 은수미 더민주 의원의 총선 홍보_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은수미·김광진·심상정 등 필리버스터 의원들 홍보포스터 화제
제작자 박소연씨 “20대에서도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 컸다”
4·13 총선을 앞두고 테러방지법안을 저지하려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야당 의원 등의 면모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널리 공유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처음엔 정당이 제작한 포스터로 짐작했다가, 시민이 재능기부로 만든 것임이 확인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다른그림찾기(@parksoyeon_kr)’는 테러방지법안을 저지하려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가 있던 지난달 25일부터 야당 의원들의 얼굴을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자신의 트위터에 실었다. 포스터엔 △김광진(전남 순천) △배재정(부산 사상) △이학영(경기 군포을) △은수미(성남 중원) △진선미(서울 강동갑) △심상정(경기 고양갑) 의원 등 후보들의 얼굴을 담았다. △이석현(경기 안양동안구갑) △진성준(서울 강서을) △김경수(경남 김해을) 등도 있다. 주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후보들이다.

박소연씨가 제작한 이석현 국회부의장 총선 홍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박소연씨가 제작한 이석현 국회부의장 총선 홍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포스터마다 후보들의 특징을 살린 사진과 문구를 담았다. 은수미 더민주 의원 포스터에는 “10시간18분 아직 못다한 이야기”라는 문구로, 그가 필리버스터에 나서 10시간18분 동안 연설하는 기록을 남겼음을 상기시켰다. 이석현 국회부의장 포스터에는 ‘꼭 퇴장시켜야 알겠어요?’라는 문구를 썼는데, 필리버스터 사회를 보면서 여당 의원의 ‘무리한’ 항의에 강하게 경고하던 장면을 담은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포스터에는 “어서와, 심블리는 처음이지?”라는 다소 유쾌한 카피를 설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의 인증샷을 업로드하며 아이디를 ‘심블리(Sim vely)’로 적었다. 젊은 유권자들이 활발히 소통하는 SNS에서 심 대표는 ‘심블리(심상정과 러블리의 합성어)’로 통한다고 한다.

박소연씨가 제작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총선 홍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박소연씨가 제작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총선 홍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이 포스터들은 박소연씨가 만든 것이다. 낮에는 회사원으로, 밤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박씨는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 정치에 관심을 갖거나 참여하기 싫게 만드는 이슈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 여기서 주저앉으면 다음 대선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을 쪼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의원들만큼은 20대 국회에서도 열심히 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며 “해당 의원실에 직접 이미지를 요청했고, 하루 이틀 동안 꼬박 고민해 디자인과 헤드라인 카피를 직접 썼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거꾸로 의원 쪽에서 요청이 오기도 한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박소연씨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만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박소연씨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만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누리꾼들은 박씨의 이런 재능기부를 새로운 정치참여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의 실험은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시작됐다. 박씨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몰래 포스터를 만든 적이 있다. 박씨는 “당시 박원순 후보가 내놓은 포스터에는 박 후보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뒷모습을 배경으로 쓰고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라는 문구를 달았던 기억이 난다”며 “포스터를 보고 홍보 효과가 없을 것 같아 직접 포스터를 제작해 트위터에 올려 후보를 알렸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박씨는 디자인과 예술 계통 종사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재능기부를 당부했다. 그는 “저보다 디자인을 잘하는 이들이 많다. SNS에서는 글 한 줄보다는 디자인 결과물이 좀 더 눈길을 끌기도 해 임팩트(강력한 영향)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리꾼들이 공유하고 리트윗(재전송)을 해주니 정치에 무관심한 이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효과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포스터 이미지 박소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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