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승리는 수많은 박재호들의 땀과 눈물로 이루어진 승리입니다.”
새누리당 텃밭 가운데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남구을에서 네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57) 당선자는 “실패하고 넘어지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 서민들과 늘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 남구을에 처음 출마했다. 그보다 4년 전 지역구도를 깨겠다며 부산 북구강서구을에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잇겠다며 ‘험지’에서 출마한 것이다. 그러나 김무성 현 새누리당 대표와 맞붙어 9%포인트 차이로 졌다. 18대 총선 때는 무소속 출마해 역시 무소속 후보였던 김 대표한테 33%포인트 차로 졌다. 그는 19대 총선 때도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8%포인트 차로 졌다.
이번 총선에선 3전4기 만에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네 번째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하는 서용교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 초반부터 서 후보를 앞서 나가며 당선 기대감을 높였다. 한때 서 후보가 턱밑까지 따라붙었으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 당선자는 부산 동성고와 중앙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7살이던 1988년 김영삼 전 대통령 측근인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을 맡으며 정치에 발을 디뎠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정무2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때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꿈을 키웠다.
첫 번째 출마해서 낙마한 뒤 2005년 최연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네 번째 출마를 준비하던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쓴 편지를 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올린 선거공보물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밥값 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새누리당 후보들이 국회의원에 연속해서 당선된 뒤 지역 발전을 위해 한 일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와 부산경제자유구역청 유치, 국립 어린이도서관 건립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대한민국 정치는 여야의 문제도, 보수진보의 문제도 아니다. 민생보다 큰 정치는 없다. 민생을 살리는 밥값 정치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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