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10일 오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6 정책워크숍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찬회에 김재원 수석·장관들 출동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은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다. 계파 청산을 통한 대통합의 정치로 박근혜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낸다.”
10일 밤 9시 새누리당이 ‘계파 청산’을 ‘선언’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지난 8일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김재원 수석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 비박계 중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의원들 맨 왼쪽,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맨 오른쪽에 자리했다. 민경욱·김현아 대변인의 선창에 이어 의원들이 “이뤄낸다”를 따라하는 순간, 김 전 대표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선언식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행사장 밖으로 나섰다. 의원 122명 중 선언식에 참석한 의원은 70여명뿐이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계파 자체가 아닌 특정 계파의 패권의식이 문제 아니냐. 선언한다고 청산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과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새누리당은 이날 당 전열 정비를 위한 20대 국회 첫 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 주제어는 ‘다함께 협치, 새롭게 혁신’이었다. 10시간 넘게 진행된 연찬회의 대미는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계파를 청산하는 선언식에 맞춰졌다. 하지만 행사 초반 110명 넘던 참석 의원들이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대거 빠지며 다소 맥이 빠지게 됐다.
이날 정책 워크숍을 겸한 연찬회에는 ‘대통령 관심법안’의 주무부처 장관 등이 출동해 관련 법안들의 연내 입법을 촉구하는 등 여소야대 국회를 돌파할 ‘정신무장’에도 무게를 뒀다. 오는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당론으로 제출한 노동개혁 입법 등이 금년에 이뤄져야 한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편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이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 후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효과와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19대 국회 막판에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처리에 성공했던 새누리당은, 이날 최종일 국가정보원 3차장을 불러 사이버테러방지법안 관련 설명을 따로 듣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총선 참패 원인 규명과 당 지도부 개편, 복당 문제 해결 등 민감한 당내 현안을 논의할 기회가 처음부터 ‘봉쇄’됐다. 정병국 의원은 “(현안 논의를 일정에서) 회피해 놓았다”고 지적했다.
과천/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영상] 새누리당 워크숍 계파청산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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