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은 가장 중요한 과제”
박근혜 대통령 “국민 찬반 있으니 국회에서 협의하라” 떠밀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특조위 해체는 아니니, 여당과 계속 협상하겠다”
정진석 새누리 원내대표 “입장 변화 없어”… 협상에 선 그어
박근혜 대통령 “국민 찬반 있으니 국회에서 협의하라” 떠밀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특조위 해체는 아니니, 여당과 계속 협상하겠다”
정진석 새누리 원내대표 “입장 변화 없어”… 협상에 선 그어
정치권에서 ‘세월호’는 번번이 메아리 없이 부서지는 이름이었다. 20대 국회 개원 뒤 야권은 기회가 날 때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보장해달라고 외쳤지만, 정부·여당과 청와대의 입장엔 타협점이 없었다.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식을 앞두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 문제부터 클리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원을 전후해 여러 차례 열린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 문제는 빠지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연장 거부’ 신호를 새누리당에 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3일 박 대통령은 야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특조위 문제가 나오자 “연장하면 국민 세금도 많이 들어간다. 여론도 찬반이 있으니 국회에서 협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정적 견해를 얹어 국회로 결정을 떠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주면 특조위 활동기간을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성역 없는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데 어디는 조사 대상에 넣고 어디는 빼는 게 여야가 할 일이냐”며 이 제안을 거부한 뒤 세월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세월호 문제가 여야 협의보다는 청와대 의중에 달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남겼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만료를 눈앞에 두고도 정치적 해결을 매듭짓지 못한 만큼 야당은 야당대로 ‘세월호 문제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2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수석부대표 간 물밑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니 여당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6월말 활동 종료가 돼도 당장 특조위가 해체되는 것은 아닌 만큼, 해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여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향후 특별법 개정과 여야 협상의 ‘투트랙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특조위 활동기간 문제를 두고 “여야 간에 협의를 해주시고 결정하는 대로 정부가 존중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여야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민주 세월호 티에프(TF)의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29일 티에프 회의에 참석한 윤학배 해수부 차관도 ‘여야가 합의하면 특조위 활동을 강제종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불씨를 잘 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그 문제는 이미 19대 국회 때부터 우리 당 입장이 일관되게 정리된 상태다. 변화된 것은 없으며 여야 실무자들도 이미 이런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장을 위한 추가 협상은 없다는 얘기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는 아직 세월호 인양이 남아 있고 백서 발간도 해야 해서 그때까지 필요한 재정적, 물적, 인적 지원은 하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적절하고 충분하다”고 했다.
엄지원 김남일 기자 umkija@hani.co.kr
이슈세월호 참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