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K타워’에도 미르 관여…대통령 순방때마다 성과 몰아줬나

등록 2016-10-05 21:04수정 2016-10-06 13:54

4월 청와대·부처 관계자 회의때 차은택 측근 이한선 이사 참석
5월 이란과 맺은 양해각서에 미르재단, 사업 주체로 등장
영문으로 작성된 양해각서에는 ‘문화교류증진을 할 기관들 가운데 하나’로 표현됐던 미르재단이 두 달 여 뒤인 7월7일 한글 번역본에선 ‘한류교류 증진의 주요 주체’로 격상된 이유를 짐작케하는 국토교통부의 문건.
영문으로 작성된 양해각서에는 ‘문화교류증진을 할 기관들 가운데 하나’로 표현됐던 미르재단이 두 달 여 뒤인 7월7일 한글 번역본에선 ‘한류교류 증진의 주요 주체’로 격상된 이유를 짐작케하는 국토교통부의 문건.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때 선보인 케이밀(K-Meal)사업,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태권도 시범단 케이스피릿(K-Spirit)에 이어 이란의 케이타워(K-Tower) 사업에도 미르재단 쪽이 관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르재단과 케이(K)스포츠 재단에 박근혜 대통령 해외 순방과 관련된 성과와 이권을 몰아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때 이란 쪽과 맺은 케이타워 관련 양해각서(MOU)에 미르재단이 사업의 추진 주체로 등장했는데, 앞서 지난 4월 청와대 ‘연풍문 회의’에서 청와대 및 부처 관계자들이 케이타워 사업을 논의할 때 이한선 미르재단 이사가 참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이사는 최순실씨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씨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를 상대로 이란과 맺은 케이타워 양해각서에 미르재단이 한류교류증진의 주요 주체로 명시된 경위를 추궁했다. 이날 엘에이치가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엘에이치는 지난 4월 정만기 당시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 주재한 연풍문 회의에 참석해 케이타워 프로젝트를 처음 인지하게 됐다고 한다. 박상우 엘에이치 사장은 “(연풍문 회의에서) 케이타워 사업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르재단의 이한선 이사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미르재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차은택씨가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감독을 맡았을 때 함께 일한 홍보대행사의 국장 출신이다. 이후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때 이란 쪽과 맺은 양해각서에 미르재단이 사업 주체로 기재됐다.

미르재단은 애초 양해각서에는 ‘문화교류증진을 할 기관들 가운데 하나’로 표현됐다가 두달여 뒤인 7월7일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에 등록된 번역본에는 ‘한류교류증진의 주요 주체’로 격상됐는데, 이 역시 박 대통령의 관심 표명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이 나왔다. 이날 더민주가 확보한 국토교통부의 ‘정상외교 경제활용 양해각서 이행실적 게재 독촉’ 공문을 보면 국토부는 관련 기관에 “정상외교 포털에 7월7일까지 추진 현황을 게재해달라”고 촉구했다. 공문에는 “금주 브이아이피(VIP)께서 직접 시스템 점검 예정”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성과 관리에 주목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7월7일 이 포털에 게재한 번역본에서 미르재단에 대한 표현이 ‘격상’된 경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5월 초 이란의 케이타워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미르재단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에 본격적으로 간여하기 시작했다. 이란 방문 때 케이(K)스포츠재단의 태권도 시범단 케이스피릿이 동행했다. 박 대통령은 5월 말~6월 초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를 방문했다. 우간다 등에서는 쌀가공품을 소개하는 개발협력사업인 케이밀 사업이 소개됐는데, 이 사업을 맡은 게 미르재단이다. 또 6월3일 박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참석한 한-불 융합요리 시식행사는 미르재단이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와 함께 주관했다.

박경미 더민주 대변인은 “케이스포츠, 케이스피릿, 케이밀, 케이타워 등 케이 시리즈를 보면 대통령 순방 과정 등을 통해 미르재단 쪽에 조직적인 특혜를 몰아주려 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면서 “외교 순방 성과를 사유화한 측면은 없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