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 “북 의견 묻자는 김만복 제안 문재인이 수용한 것 확인돼 ”
우 원내대표 “국정원장이 민감한 정치현안에 개인의견 피력…여론 호도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어제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이병호 원장은 북한 의견을 묻자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제의를 문재인이 수용해 결론내렸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의 ‘송민순 회고록’ 관련 국정감사 발언을 활용해 ‘문재인 색깔론’ 퍼뜨리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을 이용하려해도 적당히 이용하라”며 반박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이병호 원장은 북한 의견을 묻자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제의를 문재인이 수용해 결론내렸다고 확인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 원장이 국감장에서 송민순 회고록의 개인적 독후감만을 얘기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이처럼 말했다. 이 의원은 19일 국회 정보위 국정원 국정감사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김만복 전 원장이 북한의 의견을 구하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수용했다는 취지로 이병호 원장이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참여정부에서 북한의 의견을 물은 게 사실이라고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가정보원 국감 내용을 활용한 새누리당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격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정원을 이용하더라도 적당히 이용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정책조정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원의 국감 상황과 관련해 “또 전형적인 정치공작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브리핑을 겨냥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은 유도성 질문을 하고 국정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민감한 정치현안에 개인의견을 피력했다”며 “국정원장은 있는 비밀도 지키는 자리인데, 여당 의원들이 유도한다고 해서 사견을 피력하면 일반 국민은 뭔가 근거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더 심각한 건 이완영 의원의 왜곡 브리핑”이라며 “오죽하면 국정원이 국정원장을 단정적으로 부정하는 입장표명을 했다.
국정원을 이용하려고 해도 적당히 이용해야지, 궁지에 몰리니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도 우습지만 국정원을 국내정치에 끌어들이는 치졸한 공작적 행태를 보인 것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완영 간사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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