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최순실 사태 실종’ 경계론
박지원 “대통령이 국회 다녀가자
최순실·우병우는 실종” 꼬집어
“완전히 나라전체를 코메디로…”
박지원 “대통령이 국회 다녀가자
최순실·우병우는 실종” 꼬집어
“완전히 나라전체를 코메디로…”
야권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주면 임명하겠다”고 밝힌 뒤 정치권의 논의가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대체할 새로운 후보가 누구냐’로 이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2선 후퇴’ 뜻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국회로 던진 ‘공’을 받아들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창립 기념 행사 인사말에서 “오늘 대통령이 국회에 오셔서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해달라’하고 가셨다. 그러자 최순실·우병우는 실종됐다”고 비꼬았다. 그는 “(언론 등에서) 수십명의 인사를 거명하고, ‘내가 총리가 돼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완전히 나라 전체를 코메디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이, 국면을 바꾸려는 ‘꾀’라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앞서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통령이 탁 던져놓고 가면 언론과 국민은 ‘여야 3당이 총리를 누구로 추천하지?’ 이걸로 가지 않느냐. 그래놓고 나중에 여야 합의 안 되면 ‘저봐라. 국회에서 총리 추천하라고 해도 못하지 않냐’로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뒤 정치권에서는 후임 총리 후보들의 하마평이 쏟아졌다. 야권이 추천하고 여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들이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주로 거명됐다. 고건·이홍구·정운찬 전 총리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 지명이라는 짐을 국회로 떠넘겨 놨다. 하지만 지금 ‘누가 새 총리로 적합하냐’는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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