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제1당 대표로 민심 전달 무거운 책임 느껴”…청와대 “검토”
당내 “검찰조사 앞두고” “야권공조 필요한 때” 부적절 반응
당내 “검찰조사 앞두고” “야권공조 필요한 때” 부적절 반응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회담을 제안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잘 아시는 것처럼 온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며 “제1당 대표로서 청와대에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만남이 필요하다고 보고 긴급회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아침 6시30분께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자회동 형식의 긴급회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청와대로부터 답변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집권당 대표(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라도 청와대와 정부에 민심을 전달해야 하는데 목숨을 걸긴 커녕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며 당정청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태”라며 “오직 민심을 전달할 막중한 역할이 제1당 대표에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추 대표의 갑작스런 제안을 두고 당내에선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수도권 다선의원은 "대통령 검찰수사가 예정된 시점에 영수회담 제안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에겐 방문조사냐, 소환조사냐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느닷없이 영수회담을 하자고 하면 해법을 갖고 가는 것인지, 압박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제쳐놓고 '단독'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나온다. 야권의 단일한 해법 모색이 절실한 시점에 공조에 균열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아침 기자들과 만나 “양자회담 제안이 왔다”고 확인하고, “여러 형식이 있을텐데 우리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상황이니 결정되는 사항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가 여야 3당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영수회담을 요청해둔 만큼, 추 대표와 단둘이 회담하는 형식이 적절한지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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