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비주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를 겨냥해 “이달 안에 해체하지 않으면 중대결단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처리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친박(근혜)-비박계가 서로에게 ‘최순실 부역자’라고 비판하며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그동안 최태민, 최순실, 정윤회와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이 발언한 동영상을 모으겠다. 어떤 분은 당대표를 하면서 최순실 사건·정윤회 사건 당시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비서실장을 하면서 뒤로 숨었다. 대선과정에서 최태민 일가 일이 전혀 아니라고 한 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고, 유 의원은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저는 9년 동안 최순실을 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과 사적 전화를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누가 인적청산의 대상인가. 현재 3선 의원까지는 최순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대통령보다는 문고리 3인방 눈치를 봐왔지 않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발언은 최근 비박계가 친박계를 겨냥해 ‘최순실 부역자’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격 차원이다. 황영철 의원은 전날 비상시국위원회 회의 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역자, 그리고 당의 비민주적 퇴행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국정 농단 책임자들 그리고 새누리당을 추락시킨 장본인들 이런 분들의 명단을 저희들이 정리해서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지난 24일 대구 강연에서 핵심 친박을 겨냥해 “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하고 홍위병 노릇하고 내시 노릇했던 사람들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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