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탄핵 저지 앞장
이번엔 탄핵 의사봉 잡아
이번엔 탄핵 의사봉 잡아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제 탄핵안이 우리 손을 떠났다”며 국회와 공직자들이 국정 정상화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선포한 뒤 “오늘 우리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며 “탄핵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이 자리에 계신 여야 의원님을 비롯하여 국민 여러분들 마음 또한 한없이 무겁고 참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헌정사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때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가장 강경한 탄핵 반대파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날 탄핵안 통과로 정 의장은 박관용 의장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 의사봉을 잡은 입법부 수장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정 의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국정은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이제 탄핵안이 가결된 이상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국회도 국정의 한축으로서 나라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구조조정과 실업난 등을 풀어가려면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 의장은 정부 공직자들을 향해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될지라도 국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오늘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해소됐으니 공직자 여러분께서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민생을 돌보는 일에 전력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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