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국 광폭행보 순회
주도하기보다 민심 끌어안기
안철수, 서울서 서명운동 주력
당분간 의정활동 내실 다지기
이재명, 영·호남 시민접촉 확대
17일 구미 강연 뒤 대전 집회로
박원순, 광화문광장에 주력
주말 1박2일 호남방문 나서
주도하기보다 민심 끌어안기
안철수, 서울서 서명운동 주력
당분간 의정활동 내실 다지기
이재명, 영·호남 시민접촉 확대
17일 구미 강연 뒤 대전 집회로
박원순, 광화문광장에 주력
주말 1박2일 호남방문 나서
잰걸음으로 앞서 나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무겁게 뚜벅뚜벅 따르는 이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주장이 본격화된 지난달 5일부터 7주간 야권의 잠룡들이 ‘촛불민심’과 함께하는 방식은 각자의 처지와 개성에 따라 크게 갈렸다.
지방자치단체나 국회에 소속돼 있는 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일정을 설계할 수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을 커다란 보폭으로 순회하며 시민들을 만나왔다. 촛불정국 전후 울산, 강원, 제주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광역단체를 방문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달 5일 이후 되도록 주말 촛불집회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함께 했지만 당 주자들이 ‘촛불 확산’의 책임을 안고 전국으로 흩어진 지난달 19일엔 텃밭인 부산을 찾았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이 당론으로 결정된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에선 “가짜 보수정치 세력을 횃불로 불태워버리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강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3일엔 광주 금남로를 찾아 촛불을 들었다. 각 지역을 한 차례씩 찾는다는 취지에서 17일 울산 방문을 시작으로 남은 지역을 순회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임종석 전 의원은 “촛불정국에서 민심을 주도하려 들면 안된다는 기조 아래 반 걸음 뒤에서 민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뒤따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촛불정국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폭으로, 동시에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5일 사전 일정 때문에 모든 대선 주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그보다 앞선 3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후 촛불집회도 부산·경남·대구·전남·광주 등을 두루 찾으며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렸다. “촛불이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고 강연 요청도 쇄도하고 있어서”라는 게 이 시장 쪽의 설명이다. 16일 울산을 찾은 이 시장은 토요일(17일) 낮 구미에서 시국강연을 가진 뒤 저녁엔 대전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로 서울을 지켰다. 안 전 대표는 대구(3일), 전주(10일) 일정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주말 서울에서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안 전 대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국회에서의 의정활동과 내실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울 살림을 맡고 있는 박원순 시장도 철저하게 광화문광장을 지키며 촛불정국을 뒷받침해왔다. 주말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박 시장은 17일 이례적으로 1박2일 일정의 호남행을 결정했다.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 백남기 농민의 묘소를 참배하고 무등산에도 오르며 대권 행보의 포석을 깔 예정이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광주를 방문했을 때도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며 대권 도전의 강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박 시장 쪽은 “아직 이재명에도, 문재인에도 확실하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촛불정국 내내 분주하게 메시지를 내놓으며 움직인 주자들에 견줘 움직임이 적은 편이었던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마지막 뜸을 들이는 중이다. 안 지사는 10일 부산시당·경남도당을 찾은 것을 제외하곤, 줄곧 서울과 충남만을 오가며 촛불집회에 참석해왔다. 이번 주말에도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와 광화문 촛불집회 참여를 제외하곤 별다른 대외활동 없이 ‘열공모드’를 이어가기로 했다. 안 지사쪽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 대선용 정책을 종합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며 “가닥이 잡힌 메시지를 들고 오는 23일 전북, 27일 전남, 28일 광주지역을 차례로 방문하며 보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텃밭인 대구 지역에서 촛불의 열기를 이어가는 데 주력하며 서울과 대구에서 주로 촛불을 들어왔다. 오는 17일에도 대구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대선승리 전략’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한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