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경제는 진보’에 반발 기류
원내 지도부 구성 관련 이견 관측도
원내 지도부 구성 관련 이견 관측도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27일 비박근혜계의 집단 탈당 및 개혁보수신당(가칭) 동참을 보류했다. 나 의원은 창당 작업을 지켜보다 내년 1월 초 합류하겠다는 뜻과 더불어 동참 보류의 이유는 노선 갈등 탓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개혁보수신당 원내 지도부 선출과 관련한 이견이 드러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서울 지역 최다선이자 유일한 여성 4선 의원인 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탈당 의사를 재확인했지만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이란 개혁보수신당의 정강·정책 구성으로 드러날 노선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나 의원은 이날 집단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나 의원 쪽에선, 개혁보수신당의 정강·정책에서 경제·복지 부문 등이 중도 쪽으로 이동하는 데 대해 일부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보수신당의 정책 방향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 한 관계자는 “신당 창당의 정강·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 의원과 유 의원의 마찰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 의원의 이런 행보는 새로 구성될 원내 지도부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관계자는 “나 의원이 신당의 원내대표에 뜻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의 원내대표는 4선인 나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김재경 의원도 물망에 올라왔다. 개혁보수신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추대 방식으로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탈당계를 제출한 직후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나 의원과) 통화했는데 1월 초 몇분 의원들을 함께 모아서 입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도 “(나 의원이) 탈당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시차적으로 새누리당 내의 개혁을 요구하는 여러분들과 함께 2차 탈당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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