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뛰쳐나온 개혁보수신당(가칭)이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의원총회를 열어 주호영(4선·대구 수성구을) 의원과 이종구(3선·서울 강남구갑) 의원을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합의 추대했다. 개혁보수신당은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한 29명과 지난달 탈당한 김용태 의원까자 합쳐 의석수 30석을 채웠다. 원내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넘어선 개혁보수신당은 의원총회가 끝나자마자 국회 본청 7층에 위치한 의사국을 방문해 교섭단체로 등록했다. 교섭단체는 의사일정 등을 정하는 국회 운영의 주체가 되며 상임위별 간사가 배정되고, 국고 보조로 정책연구위원을 둘 수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창당을 예고한 내달 24일까지 최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탈당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보수 분열을 우려하지만, 지금의 새누리당은 책임지지 않고, 무능하며 대선 후보를 만들어낼 수 없거나 한 달 만에 급조할 정당”이라며 “우생마사라는 고사가 있다. 수영을 좀 하는 말은 강을 거슬러 헤엄치다가 빠져 죽고, 수영을 다소 못하지만 우직한 소는 흐름에 순응해 강을 건넌다는 의미다. 민심을 거스르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사실상 당 대표 역할까지 겸하게 된다. 주 원내대표는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두 달간 대통령 정무특보를 역임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으나,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이 정책위의장은 서울 강남구에서 3선을 한 중진 의원이다.
개혁보수신당 지도부는 28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새누리당을 포함한 각 당 지도부 방문, 정강·정책 토론회 등의 일정에 나선다. 주 원내대표는 “1월 초로 예상되는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입당 상황을 보면서 원내 지도부를 최종 구성하고 의원총회에서 동의를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의원 10여명이 지역구와 당원 의견 듣고 (탈당을) 고민 중”이라며 “1월 중순쯤 여러 정치 상황의 변화가 있으면 그때 결정하겠다는 의원들도 있다. 창당 전까지 참여 의원이 60명이 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사실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이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주 원내대표는 “꼭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교섭단체 등록하고 신당의 지지율 올라가 임계점 넘어서면 훨씬 많은 의원들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38석을 보유한 국민의당을 제치고 원내 제3당으로 약진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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