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학 교과서에 이런 얘기가 있다. ‘대세는 깨지기 위한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내 ‘문재인 대세론’을 두고 10일 이렇게 단언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초청 세미나에서 “김대중 대통령처럼 오랜 시간을 바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게 있다면 축적된 게 있어 (대세론 유지가) 가능한데 일시적 필요에 의해 선택된 후보가 대세론을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전 가파르게 오르던 지지율이 정체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사랑하는 감정이 막 생겼다가 결혼 얘기 나오니 ‘과연 평생 나랑 살까’ 고민하는 단계인 것 같다”며 “(국민이) 신뢰와 책임의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 단계에 접어들며 냉정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탄핵 국면에서) 지금까지 기적이 만들어졌는데 그 기적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이런저런 상처도 많이 입었지만 (유권자들이) 저의 진심을 이해하는 데 한두 달이면 충분하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대세론을 넘어설 자신의 무기로 ‘확장성’을 꼽았다. “이재명은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세평과는 반대다. 그는 성남시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분당 지역에서 80~90%를 오르내리는 지지율을 들며 “언론에선 여전히 좌파, 과격 성향으로 몰지만 주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진보인데 깨끗하고 유능하다면 불리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표는 보수·진보에서의 지지율이 매우 가파르지만(차이나지만) 저는 중도의 비율이 높고 진보의 비율이 낮다”며 “제가 오히려 확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