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선 ‘망향의 동산’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도
‘12·28합의’ 반긴 반기문 우회 비판
이달안 국가비전 담은 대답집 발간 예정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충남 천안시 망향의 동산에서 ‘위안부’ 피해자 묘소를 찾아 헌화한 후 묘비를 살펴보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충청권을 찾아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또는 제3지대와 함께 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지지기반인 충청지역에서 ‘반풍’(반기문 바람)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청주에 있는 충북도청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며 “반 전 총장이 민주당과 손잡고 정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현 정권의 연장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충청권은 원래부터 대선의 승부를 좌우하는 곳”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충청지역에서 지지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 쪽은 이날 충청 방문에 대해 “새해 인사 일정으로 잡은 것일 뿐”이라고 했으나, 반 전 총장의 귀국에 앞서 ‘충청대망론’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문 전 대표는 또 이날 충남 천안의 ‘국립 망향의 동산’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박근혜 정부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가운데 이루어졌던 위안부 합의는 10억엔의 돈만 받았을 뿐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사죄조차 받지 못했던 합의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효의 합의”라며 “새롭게 합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년 12·28 합의 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리더십과 비전에 감사한다”고 밝혔던 반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달 안에 자신의 국가비전과 정치를 하면서 느꼈던 소회 등을 종합적으로 담은 대담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쪽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발간한 <문재인의 운명>처럼 흥행몰이가 재연되길 기대하고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31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