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갈곳 잃은 보수표, 황교안·안철수에 쏠리나

등록 2017-02-01 23:15수정 2017-02-02 04:56

반기문 지지표 어디로
50~60대·충청·TK 표심
새 보수후보로 결집 전망

반 불출마 뒤 긴급 여론조사에선
황교안으로 가장 많이 이동
전문가들 “장기적으로 안철수가 수혜자”
대선 ‘야-야 대결’ 가능성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선행 실천 격려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선행 실천 격려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를 지지했던 표심이 누구에게로 옮겨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밤 나온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얻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 전 총장 표심이 여야 주자들에게 고루 흩어지는 양상이어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반 전 총장 지지층은 이념은 보수, 연령대는 50~60대, 지역은 충청과 대구·경북으로 요약된다. 지난 2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 전 총장은 보수층(41.1%)과 60대 이상(37.8%), 50대(25.8%), 대구·경북(28.8%), 충청(21.9%)에서 자신의 전국 평균 지지율(19.8%)을 웃도는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하지만 반 전 총장 지지층의 결속력이 강하다기보다는 여러 계층이 다른 이유로 뭉쳤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새누리당이 유력한 대선 후보를 낼 수 없는 처지에서 보수 표심이 반 전 총장으로 모였고, ‘충청대망론’에 기댄 지역 표심도 있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반대하는 일부 중도층 표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문재인’으로 수렴된다. 결국 반 전 총장으로 쏠렸던 표심은 ‘비문 연대’의 구심점이 될 만한 후보에게 이동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반 전 총장에게 모여 있던 표심이 흩어지면서 지지도가 뒤바뀌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제이티비시> 의뢰로 리얼미터가 긴급히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전 대표(26.1%)에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이 12.1%로 뒤를 이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1.1%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9.3%)를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이 조사에서 반 전 총장 지지층을 가장 많이 흡수한 이는 황 권한대행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 지지층의 24.7%가 황 권한대행으로 이동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가 11.4%를 가져갔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0.3%),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9.3%), 안희정 충남지사(7.5%)도 일정 부분 흡수했다. 그런데 ‘유보층’도 20.3%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 불출마의 반사이익을 황교안 권한대행이 가장 많이 얻은 셈이지만 상당 부분은 당장 마음을 못 정했으며, 여권·야권을 가리지 않고 표심이 두루 분산된 모습이다.

황 권한대행은 여권 주자 1위로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에서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그가 실제로 출마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권심판’ 프레임이 강한 이번 대선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나서는 것을 민심이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김형준 교수는 “(반 전 총장 불출마는) 보수가 붕괴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이 대안으로 나서는 건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이 ‘미친 짓’이라고 했듯이 임팩트가 없다”고 말했다.

‘보수 적통’을 강조해온 또 다른 여권 후보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일정 부분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될 사람’에게 표심이 쏠리는 밴드왜건 효과를 극복하고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안희정 지사도 반 전 총장이 가졌던 충청 표심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으며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으며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체 구도를 봤을 때 장기적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최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추락한 이유는 반 전 총장 지지층과 중첩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50대 중도성향 표심이 안철수에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반 전 총장이 빠진 자리에 안철수 전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의 주축으로서 흡인력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야권 주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누가 보수의 구심점이 된다 해도 반 전 총장만큼 지지율이 나오진 않을 것이다. 누가 되든 파괴력 없는 약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37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