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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재벌총수와 흙수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걸 보여줄 것”

등록 2017-02-02 22:35수정 2017-02-03 08:12

황교안 대선에 출마하고 싶으면
하루빨리 밝히고 자리 그만둬야
보수후보 단일화 대상엔 포함돼

제3지대 개편, 정책 논의는 빠져
선거용 연합은 국민 설득 어려워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요구할 것
일본 불응 땐 돈 돌려주고 폐기

사드는 국민 생명·군사주권 문제
중국에 굴복하고 협상하면 안돼
범여권 대선주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선 출마 뜻이 있다면 하루빨리 그만두고 나오라”며 보수후보 단일화 경선에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쟁해서 이길 보수 후보가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에 대한 평가는?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라 생각하고 존중한다. 정치는 그만뒀지만 그분이 가진 경험과 경륜이 크게 쓰일 거라 생각한다.”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멋지게 경선을 치러보려 했던 바른정당이 곤란해진 것 아닌가?

“그분이 빠졌다고 바른정당이 위기라는 지적에 동의 안 한다. 정치인은 그때그때 지지도보다 신념과 철학을 갖고 하는 것이다. 바른정당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치열하고 공정한 경선을 하고, 범보수진영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장 여론조사를 보면 반기문 지지표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승민 의원 등에게 분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황교안 대행이 이번 대선에 나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헌법·법률적 문제가 없다면 황 대행이 출마하는 건 본인 선택이고 자유다. 그분이 진짜 출마하고 싶으면 하루빨리 결심을 밝히고 자리를 그만두는 게 맞다. 그렇게 되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하게 돼 모양이 우스꽝스러운데, 그 점이 국민이 평가할 문제다.”

-황교안 대행이 나선다면 유 의원이 말하는 보수후보 단일화에도 포함되나?

“그분은 저보다 더 보수적인 분이다. 스스로 보수후보로 천명하면 단일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다.”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제3지대 정계개편, 빅텐트 구상과 유 의원이 생각하는 ‘보수후보 단일화’는 다른가?

“저는 낡고 부패하고 기득권에 집착하는 보수를 버리고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로 가자는 것이다. 빅텐트, 제3지대는 ‘민주당 아니면 다 모여’라는 것인데, 외교·안보·경제 등 국가의 중요한 일에 대해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빠져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연합이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답변을 들어보니) 안철수, 손학규, 김종인과 같이 정치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종인 의원은 새누리당에도 있던 분이다. 안철수 의원은 평소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내지 개혁을 말해왔다. 제가 말하는 것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다만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저와 대북·안보관이 극과극이다. 그런 분과 같이 가는 건 이상하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안철수 의원은 보수 정치인으로 보기 어렵지 않나?

“그분이 진보 정치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안 의원 평소 말은 저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지금 안 의원은 보수후보 단일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면 해당 안 된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인정하나?

“인정하지 않는다. 지지율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전체 국민 중 최소한 50%가 넘는 분들이 문 전 대표의 안보·대북관, 정책, 정치적 배경에 의문과 불안을 갖고 있다. 그런 분이 대세론이라는 건 옳지 않다. 스스로 대세론이라고 하는 건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한 생각이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된 마당에 새누리당 세력이 무슨 염치로 대선에 출마하려느냐는 주장을 한다.

“이해할 수 없다. 저희들은 보수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마음으로, 과거를 책임지고 반성하고 혁신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 그런 주장이라면 불안한 가치관·정책을 가진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합의추대해달라는 건지, 오만함이고 과한 정치공세다.”

-대통령 왜 출마하려는가?

“제가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도 아니고, 선거때마다 나오는 상습 출마자도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평가가 너무 따갑고, 대통령 탄핵까지 터졌다. 이제 진짜 보수가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다. 늘 보수 혁신을 주장하던 사람으로서 시대의 여러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나선다.”

-현재 낮은 지지율인데, 짧은 기간 안에 보수 유력 후보로 뛰어오를 전략은 뭔가.

“앞으로 지지율이 몇 번 요동칠 거라 생각한다. 본선에서 문재인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보수후보가 누구냐, 그런 점에서 자신있다.”

-유 의원은 2세 정치인이다. 살아온 삶이 대중이 공감할 만한 스토리가 없다는 게 대선후보로서 약점이라는 지적이 있다.

“저보고 금수저라고 하는데, 어릴 때 판사였던 아버지 월급으로 집에서 친척들이 같이 지냈다. 나는 조그만 집에서 사촌형과 붙어 자면서 지냈다. 고등학교 때까지 넉넉하다고 생각 못했다. 케이디아이(KDI) 연구원 시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제 문제 해법은 정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나름대로 대통령 될 만한 인생을 못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경제 개혁을 강조하지만 과거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공장 총량제 폐지 등 시장자유주의 강조한 입장이었던 걸로 이해된다. 생각이 바뀐 건가?

“아니다. 케이디아이 연구원이던 19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신경제 5개년 계획’ 관련 주제발표를 했다. 그때 제시한 재벌 정책들이 지금 재벌개혁 정책과 거의 그대로다. 나는 오랫동안 고민해 옳다고 생각하면 일관되게 밀고 나간다. 수도권공장총량제는 지금도 해외에 나간 기업의 유턴을 위해서라면 일부 풀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지방이 너무 어려우니 다 푸는 것은 어렵다. 출자총액제한 문제는, 이미 대기업들 지분구조가 지주회사 형태로 가고 있다. 그러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의 지분규제가 중요하지, 과거 같은 출자총액제한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재벌대기업 정책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기업지배구조, 금산분리, 공정거래 관련 정책은 다른 개혁적 후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벌총수와 ‘흙수저’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재벌총수 사면·복권이 가장 많았다. 그런 기본적인 법원칙을 지키지 않고 재벌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 뭣하나.”

-4차산업혁명 시대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공무원 수를 100만명으로 늘리는 방식은 일자리 대책이 아니다. 일자리는 재벌 대기업에서 안 나오고, 중소기업, 특히 창업혁신기업에서 나온다. 우리나라가 제일 부족한 게 그 부분이라서 저성장 늪에서 탈출하지 못한다. 창업혁신기업들이 실패해도 무한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규제를 없애 성공하는 기업이 나타나도록 하는 데 승부를 걸겠다.

-안보문제를 묻겠다. 북한 핵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북한과 대화하기 전에 먼저 제대로 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가장 강력한 건 중국이 할 수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좋은 찬스라 생각한다. 한미 공조로 중국을 설득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면 사드고 뭐고 다 해결된다.”

-중국이 나설 가능성이 있을까.

“단기적으로 외교적 마찰이 있어도 미국화 한국이 중국을 더 설득해야 한다. 북한이 체제를 존속할 거냐, 핵무기를 고집할 거냐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 다음에 대화·협상해야 한다.”

-압박과 제재로 북한을 무너뜨릴 생각인가.

“압박과 제재로 북한이 핵미사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사드 문제로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사드는 국민 생명·군사주권 문제다. 당사자가 아닌 중국에 굴복하고 협상할 이유가 없다. 야당 입장이 오락가락하는데, 이 문제에 확고한 방침을 정하고 배치를 행동으로 옮겨야지 오히려 중국과 겪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이건 밀어붙여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되면 일본과 위안부 합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재협상을 요구하겠다. 잘못된 합의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만약 응하지 않으면 이 합의를 폐기하겠다. 돈은 돌려주면 된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잘못과 짐은 영원히 일본 책임으로 남기겠다. 제가 대통령 하는 한 더이상 협상을 구걸하지 않겠다.”

-한일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

“경제안보와 역사 문제는 따로 풀어야 한다. 안보든 경제든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설득하면 일본 입장도 변할 수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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