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16일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두루 비판하면서 ‘선거 전략이나 세력보다 정체성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앙정치 경험이 적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정치적 경험은 지휘와 경영 경험이어야 한다. (성남시장 경험이) 곁다리로 옆에서 지켜본 경험보다 더 낫다고 본다”고 답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한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엄청나게 인적 자원을 가진 쪽이 국정 운영을 훨씬 더 잘할 거라고 하는 건 환상”이라며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고 나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쪽은 800여명의 교수그룹, 자문조직인 ‘10년의 힘 위원회’ 등을 잇달아 출범시켰다.
이 시장은 안희정 지사를 향해선 “연정하겠다, 권력을 나누겠다고 말씀하신 건 본인의 선거전략상 지지율을 올리는 데엔 도움이 되겠지만 야권의 정체성 또는 정권교체의 필요성, 당위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사회의 현재 최고 과제는 헌정혼란에 대해 책임있는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이 그러는 건 이해하지만 민주당 후보들이 승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은 승복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탄핵이 받아들여지게 총력을 다할 때”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위를 얻기 위해 제 생각을 바꾸거나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 경선에서 지고 대통령직을 얻지 못해도 (내 도전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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