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지역 어머니들을 상대로 육아, 교육 정책 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싸움꾼’ 이재명 성남시장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이 시장은 “작살내겠다”, “청산하자” 같은 과격한 주장 대신 “공공육아 합시다”, ‘이재명은 합니다”처럼 건설적인 슬로건을 앞세우며 ‘실천가’의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중 3등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 ‘네거티브’ 전략보단 후보 본인의 강점을 드러내는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저한테 ‘과격하다, 싸운다’ 말씀하시는데 저는 아무하고나 싸우는 사람은 아니다. 제가 얼마나 섬세한가 하면 동네 표지판에 아이들이 발목 걸려 넘어질 것까지 살핀다.” 19일 이 시장이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직장맘’들과 만나 내놓은 하소연이다. 이 시장의 이같은 전술 변경은 탄핵 국면에서 얻은 속시원한 ‘사이다’ 이미지가 안정과 통합을 기대하는 대선 국면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이 시장 캠프의 제윤경 대변인은 “자신만의 강점이 많은 후보인데 논쟁을 주도하는 모습이 ‘싸움거는’ 이미지로 굳어졌다”며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 시장이 지지받는 이유를 국민들이 잘 모르니 그 부분을 더 많이 소개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런 기조에서 이 시장 쪽은 최근 대부분의 에스엔에스(SNS) 글에 ‘성남시 공약이행률 96%’를 포함시키며 시정 성과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지자들에게도 ‘악플’보단 ‘선플’을 유도하고 있다. 악플은 악플을, 선플은 선플을 낳는 양상이 있는 만큼 민주당 경선 관련 기사에 이 시장에 대한 선플을 먼저 달면, 누구도 쉽게 악플을 달 수 없다는 게 캠프의 판단이다. 제 대변인은 “악플을 달지 말라고 훈계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닌 것 같고, 대신 선플을 통해 ‘즐겁게 경쟁하자’는 메시지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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