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에게 팁 1만원 주며 내 재산은 26만원 농담”
전두환 일화 ‘유머’로 소개하며 “당당하게 대처하라”
전두환 일화 ‘유머’로 소개하며 “당당하게 대처하라”
자유한국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를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황당한, 그러나 내용상 매우 부적절한 조언을 했다.
홍 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실인지 여부는 알 길이 없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 가서 버디를 하고 캐디에게 팁 1만원을 주면서 이제 내 전 재산은 26만원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나라를 책임졌던 사람은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여유와 유머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봅니다”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화를 ‘여유와 유머’라고 소개했다. 이어 홍 지사는 법정 출석을 앞둔 박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듯 “어차피 법적 판단이 아닐 바에는 옹색하게 법 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당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참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앞서 일찌감치 재판과 투옥의 경험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며 당당한 대처를 주문한 셈이다. 하지만 온갖 부정축재를 해놓고도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뻔뻔하게 버티며 골프를 즐기는 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유와 유머’로 넘길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선 주자로 나선 홍 지사의 이런 인식을 국민들이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5.18 민주화운동으로 전 전 대통령에게 예민한 호남 정서를 생각하면, 그가 ‘호남의 사위’라며 사회통합과 지역통합 등을 내세우는 게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검사 출신인 그가 법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청구와 이에 따른 법정 출석 등을 두고 ‘어차피 법적 판단이 아니다’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법치를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 홍 지사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든 친박이든, (당원 징계는) 우리 당헌·당규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앞서 홍 지사는 이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1시간 전에 또 다른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내일 있다고 한다.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친박 패권주의가 빚은 참사”라고 말했다. 이어 “몇 안 되는 ‘양박’(양아치 친박)들과 폐쇄적인 체제로 국정운영을 하다 보니 판단이 흐려지고, 허접한 여자(최순실)에게 기댄 결과가 오늘의 참사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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