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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경쟁자 낙마·안보 우클릭에 탄력…보수표 잡은 ‘안풍’

등록 2017-04-07 23:24

‘뜨는 안철수’ 행보 되짚어보니

‘최순실 게이트’에 단호한 행동
“대통령 하야” 회견 등 선제공세
당내 ‘연대론’엔 ‘자강론’으로 버텨
탄핵 가결 뒤 ‘안정’으로 방향 전환
‘사드 반대서 찬성으로’ 보수표 흡수
문재인과 달리 촛불집회도 안나가
“반문 정서·보수후보 부진 반사효과”
보수화 지속땐 역풍 맞을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인천 부평구 17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사격술 예비훈련(PRI) 중 총신에 돌을 올려놓고 격발하는 훈련을 직접 해보고 있다. 인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인천 부평구 17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사격술 예비훈련(PRI) 중 총신에 돌을 올려놓고 격발하는 훈련을 직접 해보고 있다. 인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중도에서 보수로’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상승 비법’의 핵심은 ‘보수끌어안기’ 전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촛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배치 반대 당론 수정 추진 등 우클릭 행보로 이른바 ‘반문정서’가 강한 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6월말 ‘총선 비용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 한동안 정책 행보에만 몰두했던 안 후보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행동’에 나섰다. 그는 ‘최순실 태블릿피시 사건’이 터진 이튿날인 지난해 10월25일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들은 지금 ‘도대체 이게 나라냐’고 묻고 있다”며 “이는 국기문란, 국기붕괴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주일 뒤엔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으로 선제구를 날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국정 혼란을 마무리할 ‘안정감 있는 지도자’로 방향을 바꿨다.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하면 안 된다”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달리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국가 간 합의는 존중돼야 한다”며 국민의당 당론과 달리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보수가 ‘반기문 대망론’ ‘황교안 대체론’ 등으로 대항마를 물색할 때, 대안없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옮겨올 수 있게 문을 열어 놓은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이 성과를 낸 것은 외생 변수에 따른 ‘우연 요소’가 더 크다. 안 후보는 오랫동안 ‘안철수-문재인 양자대결’을 외치며 ‘자강론’을 외쳤지만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도 ‘안철수로는 안 된다’며 당 밖 인사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유력한 보수 주자들이 잇따라 낙마하고, 중도성향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패배하자 ‘갈 곳 잃은’ 보수 유권자들은 안 후보로 급속히 이동하며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박지원 대표와의 전략적 제휴로 부족한 ‘정치 기술’을 메운 것도 주요한 성공요인이다. 국민의당 창업주이면서도 호남 의원들의 불신 등으로 당내 기반이 튼튼하지 않았던 안 후보에게 박 대표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문 모닝’(아침마다 문재인 후보 비판으로 시작한다는 의미)에 열을 올리며 안 후보 대신 ‘네거티브’를 담당했고, 안 후보와 호남 의원들의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외생 변수에 의해 급상승한 안 후보의 지지율엔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의 ‘자강론’에 의한 약진보다는 야권 내부의 ‘반문재인 정서’, 전통적인 보수층의 ‘문재인 공포’, 막말을 일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한 반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부진에 힘입은 반사 효과라는 것이다. 지금은 높은 지지율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안 후보가 촛불민심의 힘으로 쟁취한 ‘5·9 대선’에서 ‘촛불’과 거리를 두고, 사드 배치 찬성으로 당론 수정을 시도하는 등 정책적 보수화를 지속할 경우 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폭넓은 인재 풀과 단단히 다져진 지지세력을 지닌 문 후보에 비해 안 후보의 지지자들은 잠시 뭉친 모래알 성격이 크다. 단점으로 꼽혔던 스킨십과 리더십 부족 등의 문제는 여전하다. 그에게 집중되기 시작한 ‘검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앞서가는 기러기가 맞았던 강한 바람”이 이젠 안 후보에게 불기 시작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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