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캠프 “촛불민심은 적폐 청산”
중도·보수 향해 전략 수정땐
안철수와 차별성 없다고 판단
한쪽선 “박스권 갇혔다” 위기감
“대세론 붕괴는 ‘포용’하라는 국민의 명령
한 표가 소중…플러스 전략 고려를”
중도·보수 향해 전략 수정땐
안철수와 차별성 없다고 판단
한쪽선 “박스권 갇혔다” 위기감
“대세론 붕괴는 ‘포용’하라는 국민의 명령
한 표가 소중…플러스 전략 고려를”
제19대 대선을 30일 남겨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굳어지면서, 그동안 ‘문재인 대세론’을 확신해온 더불어민주당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문 후보 쪽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좇아 ‘중도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선명성을 강조하며 ‘마이 웨이’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캠프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은 ‘진짜 정권교체냐 아니면 정권교체를 포장한 가짜 정권교체냐의 대결”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촛불민심을 받들고 간다는 캠프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지금은 경마식 여론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120석 수권정당의 안정감을 고려하면 ‘안정된 정권교체의 적임자는 문재인’이라는 논리가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진보와 보수 양쪽의 ‘이종 지지층’이 공존하는 데다 의석수가 작은 정당의 주자인 만큼 당장은 지지율이 올라도 조정기가 지나면 잠복했던 불안 요소가 커질 거라는 분석이다.
‘적폐청산’ 프레임을 수정하지 않는 데엔 외연 확장을 위한 ‘우클릭’ 행보가 반향을 일으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문 후보가 중도·보수에 구애하는 전략을 택할 경우 안 후보와 별 차이를 만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영입하는 등 상당히 무게 중심을 오른쪽으로 옮긴 탓이다.
하지만 중도·보수층 유권자를 움직이지 못하면 40% 박스권에 갇힌 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폐청산’이라는 구호와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전략을 넘어서는 ‘포지티브’(긍정적)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한 ‘비문(비문재인계)’ 의원은 “대세론 붕괴는 ‘우리가 이긴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걸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보인다. 미래를 준비하고, 더 넓게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의 한 의원은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할 때에 ‘플러스’ 전략을 고민하지 않고 적폐 이야기만 한 게 실수”라며 “정권교체 이후 국민 개개인의 삶을 바꿀 힘을 안철수와 문재인 가운데 누가 더 절박하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전국체육인대회에서 체육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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