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마디로 재벌공화국이다. 이제 이 60년 기득권체제를 확 혁파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재벌경제 체제를 끝내겠다”(심상정 정의당 후보)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초청 합동토론회(SBS·한국기자협회 공동주최)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모두 발언에서 “재벌경제 체제를 끝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바로 치고 나왔다. 두 후보는 기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홍 후보는 심 후보가 경영세습·정경유착 근절,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상향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기본소득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노동 유연성도 확보하고 정규직 많이 채용하는 기업에 법인세 인하를 연동 시켜주는 게 맞다"고 공격했다. 비정규직 증가의 원인으로 노동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심 후보는 “핵심은 정경유착이다”며 "국민께 권력을 받아 대기업에 비정규직 쓰지 말라고 압박하는 게 아니라 '정유라 말 사줘라'며 몇백억 원씩 갈취하니까, 정규직과 최저임금 인상에 써야 할 돈을 전부 정경유착으로 착복해 왔기에 노동자가 이렇게 참담한 비정규직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그건 본질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기업을 그렇게 범죄시하고 도둑 취급하면 기업이 우리나라 일자리를 만들겠느냐. 해외로 나가지”라고 또다시 반박했고, 심 후보는 “삼성이 구속되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얘기를 <파이낸셜타임스>에서 했다”며 “진짜 반기업정서를 만든 주범은 정경유착, 양극화, 그리고 경영세습을 위해 온갖 탈법·불법을 자행해 오는 재벌일가와 이들과 담합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부패한 권력”이라고 받아치며 논쟁을 이어갔다.
두 후보의 공방은 담뱃세 인하까지 옮겨붙었다. 홍 후보가 “담뱃세 인하는 어떠한가”라고 질문의 방향을 돌렸고, 심 후보는 “담뱃세를 인하할 것이 아니라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결국 공방은 “담뱃세는 서민들이 주로 홧김에 또는 담배를 못 끊어서 하는 것인데 서민 주머니를 털어 국고를 채우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심상정 후보가 담뱃세 인하 한번 주장해달라”는 홍 후보의 당부로 끝났다.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인 심 후보에게 보수 정당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사드 배치’로 공격했다. 유 후보는 “사드 배치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 왜 반대하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심 후보는 “사드로 핵 못 막는 것을 알지 않느냐. 사드 때문에 경제 위기가 오고 한반도가 강대국 각축전으로 전환하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 유 후보가 가진 사드 만능론은 안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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