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탓 양강구도 심화’ 비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정당이 문재인(더불어민주당)·안철수(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프레임을 깨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론조사가 ‘될 사람’에게 표가 쏠리는 밴드왜건 현상을 부추겨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7일 페이스북에 “일부 여론조사기관들의 악의적 여론조사는 선거기간 내내 밴드왜건 현상을 노리겠지만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문재인 막기 위해 안철수를 찍자’는 보수층 심리를 되돌리는 데 공들이고 있다. “보수우파들이 좌파 1중대(민주당)가 두려워 2중대(국민의당)로 옮겨가는 것은 비겁한 선택이다. 당당하게 홍준표를 찍고, 안 되면 같이 죽자”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언론보도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김선동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지지율 1·2위를 먼저 보도하고 3·4위를 마이너 후보로 보도하는 상황은 지지율을 고착화시키는 심각한 불공정을 초래할 수 있다. 선거기호 순서에 따라 보도하는 게 정상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선거기호는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1번, 자유한국당 2번, 국민의당 3번, 바른정당 4번, 정의당 5번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현재 여론조사는 비정상”이라며 ‘샤이 보수층’ 공략에 애쓰고 있다. 유 후보는 최근 여러 조사에서 텔레비전 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로 뽑힌 것을 적극 홍보하며 ‘능력있는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다. 텔레비전 토론 이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 페이스북 팔로어 급증, 빅데이터 지수 상승 등 여론조사 바깥의 지표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당장 수치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커다란 바위에 조금씩 균열을 내다 보면 (바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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