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가 18일 오전 울산 남창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는 18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친북’으로 규정하며 색깔론 공세를 높였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남창시장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걸 북한과 상의할 것이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북정책에 한해 한국의 대통령은 문 후보가 아니라 김정은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또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인 대통령은 박지원 대표가 된다. 사실상 친북좌파인 박 대표가 안철수 후보 대신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의 발언은 문·안 두 유력 후보를 ‘친북 인사’로 낙인찍어 ‘우파 결집’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라는 자신의 프레임을 강조해 보수층의 지지가 안 후보에게 흘러가는 흐름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홍 후보는 울산 시민들에게 “북한이 유사시에 제일 먼저 노릴 타격 지점이 울산의 산업시설, 특히 정유시설”이라면서 “5월9일은 이 나라 안보 대통령을 뽑는 날”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전날인 17일 대구 유세에선 “좌파 셋에 우파 하나가 나왔는데, 선거에 못 이기면 정말 우리는 낙동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며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겼다. 홍 후보가 이날 모바일 영상프로그램에서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 한 발언도 논란을 불러왔다. 홍 후보는 17일 방송된 <와이티엔>의 모바일 콘텐츠 ‘대선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집에서 설거지를 하느냐’는 질문에 “설거지를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 뒤 “하늘이 정해놓은 것인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에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빨래와 설거지를 “절대 안 한다. 하면 안 된다”며 “젊은 부부들은 싫어할지 모르지만, 우리집은 맞벌이도 아니고, 아무래도 전업주부와 맞벌이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전기밥솥도 열 줄 모른다. 라면도 못 끓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대구 남자라서 그러는 거냐’고 묻자 홍 후보는 “그렇다. 경상도는 뭐 그렇다”고 답했다.
홍 후보의 ‘설거지’ 발언에 대해 정의당 임한솔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어 “홍 후보의 망언은 대한민국 모든 여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자 여성 유권자들에 대한 셀프 낙선운동”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성 등에 의한 격차나 차별을 해소한다’는 당헌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성차별 발언을 한 홍 후보에 대해 징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해온 것이다. 논평하거나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