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한 뒤 일어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대선에서 3위와 4위를 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에 통합 논의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정당의 정체성과 지지층이 다르고, 통합에 대한 각 당 내부 이견도 만만치 않아 통합 논의가 당장 추진력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40석 가지고는 도저히 국회 안에서 활동할 수 없기에 20석 바른정당과 같이해서 제대로 성과를 낸다면 국민들이 이해해주고 다당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라며 “8월 말 이전에 (바른정당과) 통합 전당대회가 치러질 수도 있고 그러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뜻도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실제 안철수 전 후보 쪽 관계자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해 “양극단 정치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안 전 후보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주승용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승용 원내대표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15분가량 회동을 하면서, 통합 논의가 ‘쌍방’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회동 직후 주승용 원내대표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내 발언에 대해 ‘진의가 뭐냐’고 물으러 왔고, 자기들도 합해 60석이 되는 것은 나쁠 건 없다는 원론적 공감대를 갖고 있더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서로 통합이나 연대의 필요성이 있고 각 당의 구성원 중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재선 이상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날 공개적으로 터져나온 통합 논의에 국민의당 내부에서 즉시 반발이 나왔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 때 바른정당과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햇볕정책과 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탈당하겠다고까지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은 자강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연합·연대는 필요하더라도 통합은 아니라고 믿는다”며 “(바른정당과) 정체성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에서 60%대의 지지로 문재인 후보가 정권을 교체한 만큼 지금 국민의당은 통합정부 구성 등에서 민주당과 연정하고 협조하는 방법을 우선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주승용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통합은 당 내외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고, 정책 연대와 정체성 검증과 같은 절차들이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통합 논의가 이달 16일 원내대표 선출 및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새 지도부가 꾸려져야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일단은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일정책과 안보관 등 극복해야 할 차이가 작지 않아 쉬운 길이 아닐 것으로 본다”며 “(통합이) 국민의당 대다수의 의견이라면 15~16일에 있을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화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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