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16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추미애 대표에게 장미꽃을 건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한 차례 회동이 불발되며 ‘불화설’에 휩싸였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만났다. 한양대 동문인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아우”, “이쁜 누님”이라 부르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임 실장은 이날 11시 국회 본청을 찾아 추 대표를 예방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 뒤 처음 추 대표를 만난 임 실장은 “제가 샀지만 대통령의 마음”이라는 말과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추 대표에게 전했다. 이에 추 대표는 “로즈데이는 오늘이 아니라 14일인데 좀 지났다. 한 송이밖에 주지 않으니 대통령이 인색하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꽃을 들고 온 아름다운 남자 임종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임 실장은 앞서 11일 국회 원내대표와 대표들을 예방하며 추 대표를 만나려 했지만 추 대표의 개인 일정(병원 방문)으로 만나지 못해 ‘갈등설’에 휘말렸다. 앞서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직후인 지난 4월 초, 선대위 구성 문제를 놓고 파열음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추 대표는 ‘당청 찰떡공조’를 약속하듯 임 실장을 향해 덕담을 쏟아냈다. 그는 “사랑하는 아우가 (지난해에) 민주당 대표가 된 추미애를 일찍이 축하해줬는데 이번엔 제가 축하할 차례”라며 “일정상 착오가 있어 본의 아니게 아우를 ‘따’시킨(따돌린) 속 좁은 누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여당이 청와대, 정부, 대통령을 잘 뒷받침해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 때이고 한편으론 국민이 주신 기회인 만큼 국민의 소리를 잘 담아서 전해드려야 한다”며 “탁월한 정치 경험을 갖고 있고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데 젊음과 청춘을 다바친 열혈동지로서 항상 국민과 가까운 임 실장이 대통령과 국민을 더 가깝게 하는 가교 역할을 잘해내리라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고 사진촬영을 위해 일어서고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에 임 실장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추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예전에 볼 수 없을 만큼 혼연일체 되고 국민과 하나 돼 역대 가장 아름다운 선거를 치러주신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모시고 있는 모두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당의 목소리를 크게 듣고 정책이 됐건 국정운영이 됐건 어떤 사안이든 잘 듣고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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