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방문해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협력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는 1일 첫 ‘대외 행보’로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만나며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전날 총리 인준 표결에 불참했던 자유한국당은 만남을 거부했다.
가장 먼저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한 이 총리는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에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 뒤 국민의당을 찾았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총리에게 “공통공약을 6월 국회에서라도 조속히 진행”할 것을 촉구했고, 이 총리도 공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약속한 개헌을 차질없이 준비해달라”고 주문하자 이 총리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잘 수렴해 바람직한 개헌안을 만들면 그게 제일 좋은 안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호남 중진 의원인 박 위원장과 김 원내대표 모두 전남지사 출신의 이 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이낙연 총리가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을 방문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 총리는 이어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 지도부를 찾았다. 주 원내대표는 “예전 총리처럼 대통령 심기를 살피는 일은 하지 말고, 대통령이 법에 규정된 총리 권한을 확실히 보장해주겠다고 했으니 같이 해서 정말 성공한 총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정의당과의 면담에서 심상정 대표는 “총리와 야당 대표가 오늘처럼 화기애애하기만은 어렵고 긴장감은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고, 이 총리는 “총리 공관이 역사상 막걸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가 국회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 심상정 대표와 반갑게 손을 잡고 있다. 강창광 기자
전날 총리 인준에 반대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던 자유한국당은 이날도 날을 세웠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재인 정부의 독선·독주와 협치 실종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전혀 진정성 없는 언론 사진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고 이 총리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한편, 이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진 항의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에 속하긴 속하지만 개개인의 절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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