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최근의 정부 인선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종일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20일 오전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에게) ‘책임있는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 인사들을 불러 운영위에서 검증 시스템을 따져 묻겠다, 부실 검증한 사람을 국회가 철저히 검증할 수 있게 자료와 증인 채택에 여당이 적극 협조해달라’는 세 가지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입장 표명은 본인도 여러번 얘기했다면서, 요청은 하겠지만 장담은 못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및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등으로 청와대·여당과 야당 사이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만남이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국회에서 맞이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입을 열며 반발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가 마치 대통령께 5대 원칙에 대해 뭐라고 할 것처럼 김동철 원내대표가 얘기했더라”면서 “국민의당에서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 뜻과 어긋나 그 요구는 더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부인했다. 우 원내대표는 “뒤에서 (따로) 한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예의에 맞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반응이 전해지자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도 본인의 발언에 대해 지난 번에 강박관념을 갖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입장을) 말씀하셔야 대통령도 속이 시원할 것이다. 그래서 제가 그걸 생각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면서 “(대통령이) 할 때까지 계속해서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하라고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국민의당에서 그 요구는 더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우 원내대표가)그런 얘기 안했다”면서 “그럼 내가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겠냐”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을 공개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당이 존재감 있게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해, ‘뭘 어떻게 하는 게 존재감 있게 하는 거냐’고 물으니 ‘기자간담회를 자주 하고, 의원총회는 자주 하지 말라’고 그랬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코치해서 (기자간담회를) 한 것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 정국 관련 책임을 묻기 위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부르는 문제 등으로 여야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토교통위와 국방위, 외교통일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 상임위는 일제히 공전했다. 운영위는 열렸지만 여야 의원들 사이 고성이 오가며 갈등의 골만 드러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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