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22일)에 불참해 입길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4일 페이스북 등에 앞다퉈 ‘반성문’과 ‘경위서’를 올리고 있다.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사태로 의결정족수 미달 사태가 빚어진 것을 두고 ‘여당 불참자’ 26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면서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올렸다. 기 의원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개인 용무의 해외 일정이었다”며 불참의 변을 밝힌 뒤 “제 생각이 짧았다. 이유불문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기 의원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어제 귀국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시 개인 일정으로 본회의에 불참한 홍의락 의원(민주당)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에 참석치 못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명할 여지가 없다”며 “특히 당원동지들께 노심초사하게 하고 실망을 시켜드렸다”고 사과했다.
김영호 의원과 강훈식 의원도 사과문을 올렸다. 김 의원은 “7월 초에 중국 방문을 계획해 2박3일간 한국 상품 통관 문제, 교민들의 고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며 “23일까지는 추경안 본회의가 열리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고 출국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하루가 급한 추경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저의 미숙한 판단이었고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불가피한 개인 일정이었다. 하지만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어 ‘의원외교’ 차원에서 일본을 공식 방문했던 강창일 의원(민주당)도 본회의 불참 경위를 페이스북에서 소상히 밝혔다. 강 의원은 “저는 지난달 한일의원연맹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지난 20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공식방문했다”며 “저를 비롯해 신임 집행부인 10여 분의 의원들과 함께 일본의 각 정당 대표와 제85~86대 총리를 역임한 모리 전 수상 그리고 아베 신조 총리 등과의 면담 자리에서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 등 관계정상화를 위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제 외교관례상 방일 일정을 부득이 연기할 수 없었다는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회의원으로의 책임도,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의 소임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은 26명의 불참 사유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뒤 “당의 질서를 잡아야 한다. 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최고위원 모두가 공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징계 가능성이나 재발방지대책은 이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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