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김광림 정책위 의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야당은 17일로 출범 100일째를 맞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원맨쇼” 등의 표현을 쓰며 박한 평가를 쏟아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 100일을 한 마디로 ‘내로남불 100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모든 것을 과거 정부 탓을 한다. 멀리는 이승만 건국정부부터 박정희 산업화 시절을 거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한 일을 모두 적폐라며, 적폐 타령으로 집권했지만 정작 지난 100일 문재인 정권도 과거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극복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불안 △인사검증 실패 △급격한 복지 확대 등을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꼽았다. 정 원내대표는 또 “문 대통령은 입만 열면 협치와 소통을 얘기했지만, 우리가 본 것은 협치파기였고, 소통이 아닌 보여주기식 ‘쇼통’이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아직도 촛불에 취해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혹평을 내놨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소통하려는 모양새는 갖추려고 하는데, 정작 소통은 미흡하고 일머리가 서툴러 국민 불안이 고조될 뿐 아니라 나라의 곳간이 거덜 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화에 매달리는 대북정책 △재원 감당이 어려운 복지정책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부동산 정책 △에너지 수급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는 탈원전 정책 등을 정부의 실정으로 꼽았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보라인 재정비가 불가피하고, 베를린 선언도 잊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안보 위기를 백지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고 적었다. 유 의원은 미흡한 재정 대책을 지적하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을 박근혜 정부에 이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야 하는 상황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도 “포퓰리즘, 원맨쇼”라며 비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화력 발전소 중단,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책들은 하나같이 심도있는 국민, 전문가의 토론과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채 발표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은 안중에도 없고 당장 지지율을 높이는 데만 골몰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정미 대표가 15일 정당연설회에서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점수가 70점까지 떨어졌는데 앞으로도 떨어질 것 같다”고 지적했지만, 노회찬 원내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참여정부를 계승하면서도 여러 면에서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윤형중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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