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이 대기업을 상대로 <미디어워치(대표: 변희재)>에 광고지원을 하도록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도 최근 3년간 <미디어워치>, <조갑제닷컴>등 보수매체에 치우쳐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문진에서 제출받은 ‘방송문화진흥회 홍보예산 집행 현황’을 보면, 2015년 4020만원의 홍보비 중 <조갑제닷컴>이 440만원, <뉴데일리>와 <미디어워치>가 각각 275만원을 지원받았다. 2016년에도 미디어워치와 뉴데일리가 각각 550만원, 조갑제닷컴이 44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보수·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매체다.
고 의원은 “전체 홍보예산 3520만원 중에서 2200만원(63%)을 보수 매체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이다. 자회사인 <아이엠비시(imbc)>를 제외하면 77%가 보수 매체에 편중됐다”며 “지난해는 자회사인 아이엠비시와 <대학내일>을 제외하면 전부 보수매체에 지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6년에 예산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난 <폴리뷰>의 경우 2016년에 공개된 엠비시(MBC) ‘백종문 녹취록’에 등장하는 매체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폴리뷰>편집국장은 백종문 당시 엠비시 미래전략본부장과 광고지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도 사업공모 홍보비로 5개 매체에 1485만원이 집행되었는데, 이 중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미디어펜에 각각 275만원씩 집행됐다. 고 의원은 “미디어워치와 뉴데일리는 고영주 이사장이 부임한 2015년 8월 이후 4회 연속 홍보 매체로 선정됐다”고 꼬집었다.
방문진 사무처에서 1년에 집행하는 광고 홍보예산은 3500~4000만원 정도로 방송 관련 학술연구 등 사업공모를 위한 홍보비와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홍보비로 각각 2000여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고 의원은 “그동안 방문진 이사장과 사무처장이 독단적으로 홍보매체를 선정하면서 공정성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해야 할 방문진이 특정 보수매체에 홍보비를 몰아주고 있다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원칙과 기준을 세운 선정기준을 만들어 홍보비를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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