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 ‘청춘의 미래를 위한 부산’에 참석해 국민의당 경남도당 인사가 준비한 목도리를 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통합포럼은 두 당의 ‘통합파’ 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임이다.부산/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두 당 통합파 의원들이 주도하는 ‘국민통합포럼’이 부산에서 연 세미나에 함께 참석해 연대·통합 의지를 과시했다. 당 안팎에서 “연내에 통합 선언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두 대표가 영남권의 중심인 부산을 방문해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이다.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안 대표는 “큰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못하는 3, 4당은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며 통합 의지를 거듭 내세웠다. 안 대표는 “지역구도 타파, 낡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기, 정치의 세력교체·세대교체·인물교체”를 ‘3지대 정당이 이루려는 3대 비전’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유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합치게 된다면 이 나라의 미래,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어떤 일을 해나갈 수 있을지가 출발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유 대표는 “국민의당이 내부 갈등을 치유하면서 어떤 결론을 낼지 기다리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해, 국민의당 안에서 호남 중진 의원 등 통합 반대파와의 갈등을 해결할 것을 에둘러 압박했다.
이날 만남은 안 대표가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부쩍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이뤄졌다. 안 대표는 지난 9~11일 호남을 방문해 당 지방의원들 등을 만난 뒤 “이견들이 있더라도 빨리 중앙당이 정리해야만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공통의 의견을 나눴다”고 강조하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안 대표는 부산 방문에 이어 다음주에는 19일 대전 방문을 비롯해 강원도 등 남은 지역을 돌며 의견 수렴을 곧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 쪽 관계자는 “전국 순회를 마친 뒤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1월부터는 곧바로 지방선거 체제로 당이 재편돼야 하므로 통합 논의는 연내 마무리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 크리스마스(25일)를 전후해 통합 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 대표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보면 국민의당과는 정책연대든 선거연대든 통합이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자유한국당에는 막혀 있다”며 “(당내 의원들에게) 다음주 초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선거는 다가오는데 언제까지나 통합 논의로 질질 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 끌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연대·통합과 관련해 “12월 안에는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당의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안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한편, ‘결별’까지 내다보는 기류다. 중진의원이 주도하는 반대 모임 ‘평화개혁연대’와 초선 모임 ‘구당초’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오찬 회동 뒤 “의원 대다수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할 경우 총력 저지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안 대표는 이미 결심을 한 것 같은데 실제 통합을 밀어붙일 경우 이에 반대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을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도록) 출당시키는 합의이혼 방식이 최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황주홍·박준영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안 대표에게는 통합 추진 중단을, 반대파에게는 안 대표 비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중재를 시도했다.
송경화 기자, 부산/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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