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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때수건’ 내건 날 ‘박주원 징계’ 논의 국민의당…국민 마음 개운해졌을까?

등록 2017-12-15 19:30수정 2017-12-15 21:51

‘회초리’에 이어 ‘때수건’ 걸며 “국민 마음 개운하게” 홍보
‘DJ 비자금 제보’ 논란 박주원, 최고위원 관둔 뒤 “억울” 간담회
안철수 주재 당무위…“비상징계 사유 해제”라며 윤리심판원으로 넘겨
바로 이용주 의원의 ‘반박’ 공방…다음은 “국민 마음 긁어줄” 효자손
국민의당은 국회 본청 당대표실 ‘백드롭’과, 국회 앞 여의도에 위치한 당사의 벽면에 ‘때수건’ 그림을 걸었다.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송경화 기자
국민의당은 국회 본청 당대표실 ‘백드롭’과, 국회 앞 여의도에 위치한 당사의 벽면에 ‘때수건’ 그림을 걸었다.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송경화 기자
15일 아침 9시에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 이날 회의장 벽면에 대형 때수건 그림이 걸렸습니다. 회초리 그림을 걸어놨던 국민의당이 이날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라는 문구와 함께 ‘백드롭’을 교체한 것입니다. 회초리 그림을 걸어놨을 때 메시지는 “국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였습니다. 국민의당의 요즘 상황, 녹록지 않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박주원 최고위원의 ‘디제이(DJ) 비자금 제보 의혹’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쳤습니다. 이번 백드롭 교체를 두고 일부 ‘기존 회초리를 더 유지해야하지 않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애초 계획대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달 말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된 박인춘 전 화이트 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아이디어입니다.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 최고위 회의 현장. ‘때수건’ 을 뒤로 안철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 최고위 회의 현장. ‘때수건’ 을 뒤로 안철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때수건 그림이 걸린 이날은, 박주원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당무위원회가 열리기로 한 날이기도 합니다. 당무위는 3시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당 최고위 회의장에 나타나 “비상징계를 원치 않지만 조기에 사태를 매듭짓고자 하는 안철수 대표의 뜻을 충분히 이해해 스스로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억울함 호소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 당이 추진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중진들의 행동이 도를 넘더니 이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범죄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호남 의원 등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곧 이어 10시 기자 간담회를 자처해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번엔 억울함 호소를 넘어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대북 송금한 자금과는 별도로 당시 권력 실세들로부터 별도의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고 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저에게 ‘내 머리는 압수수색할 수 없다’며 말해줬다”고 언급하며 ‘디제이 측근 비자금’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소상히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박주원 최고위원이 기자간담회를 곧바로 열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박주원 최고위원이 기자간담회를 곧바로 열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오후 3시가 되자 당사에서 당무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안 대표는 당무위 위원장입니다. 이미 지난 8일 최고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을 박탈하고 당원권을 정지하는 내용의 방침을 선제적으로 정한 터라, 당내에서는 당무위 결정도 비슷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와 동시에 당무위 위원 71명 가운데 ‘친안’ 성향의 위원들의 경우 안 대표 쪽 인사로 분류되는 박 최고위원에게 징계를 내릴 경우 안 대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자체 판단 아래, 징계안에 일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무위가 열리는 국민의당 당사 1층에는 ‘허위제보 정치공작 새정치 멍든다’, ‘의문많은 경향 보도, 그에 따른 징계회의, 공당체면 망가진다’ 등의 손팻말을 든 이들이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주원 최고위원 징계를 논의할 당무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징계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회의가 열릴 당사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박주원 최고위원 징계를 논의할 당무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징계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회의가 열릴 당사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당무위원회 회의장에서 당무위 의장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개회를 선언할 동안 박주원 최고위원 쪽 인사가 ‘박주원 최고위원-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 사이 통화 녹취록이 담긴 소명서를 당무위원들에게 나눠주며 서명을 받고 있다. 박 최고위원 쪽은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자료에 일련 번호를 매기고 서명을 받은 뒤 이를 눠줬으며 회의가 끝나자 다시 걷어갔다고 한다. 송경화 기자
당무위원회 회의장에서 당무위 의장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개회를 선언할 동안 박주원 최고위원 쪽 인사가 ‘박주원 최고위원-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 사이 통화 녹취록이 담긴 소명서를 당무위원들에게 나눠주며 서명을 받고 있다. 박 최고위원 쪽은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자료에 일련 번호를 매기고 서명을 받은 뒤 이를 눠줬으며 회의가 끝나자 다시 걷어갔다고 한다. 송경화 기자
1시간 가량의 비공개 회의 뒤 당무위가 내린 결정은 당무위가 아닌 “당기윤리심판원의 판단에 맡기자”였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요? 출입기자들도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내용이 복잡한데요. 당무위는 긴급한 ‘비상징계’를 논의할 수 있게 규정돼 있고, 최고위원이라는 중직을 맡은 박주원씨의 경우 사안이 간단치 않은 만큼 이 규정에 따라 비상징계 조처에 넘겨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날 오전 그가 최고위원을 사퇴해 ‘비상징계’ 사유는 소멸됐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이제 일반적 징계를 논의하는 기관으로 넘겨야 하는데, 이게 당기윤리심판원이라는 겁니다. 이날 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이 같은 방안을 먼저 제시했고 결국 결론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입니다. 당무위는 안철수 대표가 의장인 반면 윤리심판원은 안 대표 손을 떠난 별도 기관인데요. 박 최고위원은 이제 여기서 당원권 정지 여부를 다투게 됐습니다. 윤리심판원 결론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 박 최고위원 관련 이슈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날 저녁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자신을 향해 “범죄행위”를 언급한 데 대해 반박 자료를 내며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개운해졌”을까요? 다음 백드롭 아이템은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줄 ‘효자손’이라고 합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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