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9일 대전을 찾아 바른정당과 연대나 통합을 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정부·여당의) 끊임없는 공작을 통해 ‘국민의당 의원들 빼가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로 당원들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해 곧 통합 관련 선언이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중앙시장 이벤트홀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대전·충청 지역위원장 공동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나 통합의 노력 없이 그대로 가면 바른정당에서 이탈자들이 나오고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하반기 국회의장, 상임위 운영 주체가 바뀌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국민의당의) 39석이 똘똘 뭉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줄어든다”며 “외연확장도 못하면서 의석이 줄어드는 참담한 결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바른정당의 정운천 의원도 참석했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힘을 합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드는 데 이제 점점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후 대전·충청권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통합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영남과 호남, 강원에 이어 충청권 방문한 안 대표는 이날로 당원 접촉 의견수렴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당내 반발에도 안 대표가 통합에 대한 뜻을 조금도 굽히지 않음에 따라 통합선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반대파’ 의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평화개혁연대 의원들은 이날 전주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보수야합 저지와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정동영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보수세력과의 야합”이라며 “적폐세력과의 통합을 원한다면 당을 나가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호남 민심을 등지며 추진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우리의 존립기반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중재파’ 의원들과 일부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찬성파와 반대파, 중재파가 함께 하는 상시적인 대화 채널을 만드는 한편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통합 논의에 대해 다시 한번 토론을 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21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그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대표는 1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손 고문이) 아마 미국에서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귀국하는 걸로 안다. 그리고 (손 고문이) 미국 가기 전에 나랑 여러가지 말을 나눌 때 통합해야 한다는 개인 의견을 피력한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착수하기로 뜻을 모은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중도보수통합 차원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공감하고 있으나, 먼저 국민의당의 논의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는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등 호남 중진 의원들과 국민의당이 ‘결별’해야 통합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는 데 다수 의원들이 공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른 의원은 “기계적인 당대당 통합이 아니라 구시대와 결별하는 의미의 개혁 정당 차원으로 통합이 이루어져야 통합이 의미를 갖고 확장성을 지닐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구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송경화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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