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7일 오전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여수마라톤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처음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마지노선’(기본선)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9곳 + 알파’를 승리로, 자유한국당은 ‘6곳 사수’를 선방으로 봐야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속내는 조금 복잡하다.
민주당은 최근 여러 언론의 지방선거 예측 여론조사에서 서울·충남 등 기존 9곳의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경기·부산·경남·대구 등 자유한국당이 단체장을 가져간 지역까지 우세하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전국 17곳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결과다. 하지만 민주당 정책·전략을 다루는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원 의견이라고 전제하며, “(민주당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긴 곳이) 9곳인데, ‘9 + 알파'로 현상유지 이상의 승리를 기대한다”고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언론에선 싹쓸이 얘기도 나오지만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지지도가 높지만 여당으로서 치르는 선거다. 선거는 후보의 게임이라 어떤 후보가 출전하느냐와도 연동된다”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최근 “경기·인천·부산·경남에서 (추가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속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서도 지방선거 낙승에 대해선 “꼭 그렇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에선 ‘승리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현재 당 상황을 “불안한 평온”이라고 평하는 이들도 있고, “지방선거는 상대가 아니라 민주당 실책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한 3선 의원은 “일부 광역단체장 선거 지역에선 벌써 후보들끼리 상대 비방 등 공천 경쟁이 심하다는 걱정이 나온다”며 “공천 후유증 관리 등을 잘하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칠 경우 ‘통합 신당’ 효과의 영향도 민주당은 주시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그림자가 아직도 남은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쉽지 않은 지방선거를 예감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겼던 부산·인천·대구·울산·경북·경남을 사수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여론조사 구도로만 보면, 6곳 수성도 힘겨운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불안감을 가진 보수층들이 있다”면서도 ”(이미 보수정당에) 실망한 이들을 투표장으로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변수”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안보 등 보수가 불안해하는 이슈를 현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자유한국당 열세에 대한 보수층 불안감이 커지면 지지층 결집도 기대할만 하다는 분석도 있다. 아직 후보 영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홍 대표는 8일부터 2주간 전국을 도는 신년하례회를 진행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송호진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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