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다스 회장 아들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받는다”

박범계 의원, 이동형-다스 전 직원 녹취록 공개
박 의원 “이상은 회장이 월급사장인 것 실토”
“전 다스 직원 복직 요구 묵살 과정서 발언”
다른 녹취록엔 “이명박에게 리베이트” 내용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가 “우리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 받고 있지”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e-mail]

21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다스 회장인 이상은 회장이 ‘월급사장’이라는 것을 이 회장의 아들인 이동형씨가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개돼 주목된다.

박 의원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이동형씨와 다스 전 직원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보면, 이씨는 2016년 복직을 요구하는 다스 전 직원에게 “나도 서울대나 연대 나왔으면 여기 안 있어요 … 나도 어디 갈 데도 없으니까 너처럼 사표 내고 나갈 수가 없는 거야.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 받고 있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몸을 다치고 퇴직금도 없이 쫓겨난 다스 직원의 복직 요구를 이동형씨가 묵살하는 대화 도중에 나온 얘기”라고 이를 소개하며 “이상은 회장은 ‘월급사장’에 불과한 것을 그의 아들이 실토했고, 다스에 원망을 품은 직원이 오롯이 저장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내부고발자로부터 녹음파일을 받았다. 제보자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음성을 들려드리기는 어렵다”며 녹취록만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와 함께 이동형씨의 사촌형이자 다스에 고철을 납품하던 김아무개씨에 대해 김씨의 친인척인 ㄴ씨와 다스 전 직원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여기서 ㄴ씨는 “(고철업체 김아무개가) 이동형에게 돈 준 게 있어. … 월 3천만원씩 준 게 6억3천이야”라며 “지금 저 ××(이동형)가 오리발을 내미는 거지. ‘이상득이, 이명박이 줬다’고 이러는 거야”라고 말한다. 다스가 김씨의 업체와 거래를 끊고 다른 업체와 거래를 시작하자 김씨가 그동안 이동형씨에게 줬던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이씨가 ‘이상득, 이명박’을 거명하며 반환을 거부한 것이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다스 직원 출퇴근 용역업체인) 대학관광이라는 곳에서 이동형씨가 매달 230만원씩 3년 정도 72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고, 이것이 문제 되자 이씨가 부하 직원에게 ‘네가 총대를 메라’며 덮어씌우려 했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직원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 직원은 이를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박아무개 행정관에게 전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들은 검찰에 이런 내용을 이미 진술했거나, 진술할 예정이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다스 수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가 돈을 위해서 벌인 파렴치한 행위에 치를 떤 측근들의 양심선언에서 비롯됐다”며 “이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정치보복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해 녹취록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