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설날 연휴에도 문재인 정부 흠집내기 정치를 이어갔다. 15일 하루에만 페이스북에 세 개의 글을 올린 홍 대표는 “한국은 지금 어둠의 시간(Darkest Hour)”이라며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 사회에서 사법부의 독립은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이 가장 중요한 요체가 됐다”며 “재판도 여론으로 하는 민중재판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박근혜 탄핵 재판과 형사 재판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고, 사법부의 좌편향으로 민중 재판은 일상화됐다”며 “재판마저 촛불시위로 하겠다는 좌파정권의 횡포에 역사적 단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항소심 재판부 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좌파들의 난동과 여론 조작에 굴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지킨 서울 고등법원 이재용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은 ‘삼성 2인자’로 불렸던 이학수(72)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다스가 비비케이(BBK) 투자금 환수를 위해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다스의 현지 변호사 비용을 대신 내준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부회장 진술에 따라 갓 출소한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홍 대표는 ‘삼성 감싸기’에 급급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에 올린 게시글에서도 ‘현 정부비판’과 ‘삼성 옹호론’을 펼쳤다. 그는 “한국에 있어 본들 죄인 취급 당하고 갑질 당하고 노동 생산성도 갈수록 현저히 떨어지는데 굳이 한국에서 기업을 할 이유가 없다”며 “기업가에게 애국심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은 일년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2%인 500억불에 이르고 숙련공의 일 솜씨는 한국에 못지 않은데 임금은 한국의 8분의1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추가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강성노조와 손잡은 좌파 정권도 이점을 자각하지 않으면 한국은 앞으로 제조업 공동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조처를 노조 탓으로 돌리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GM 사태는 노동 생산성의 문제에 귀착된다”며 “현대차의 임금은 도요타, 폴크스바겐을 앞질렀는데 매년 강성노조가 연례행사로 파업을 일삼고 있고 노동 생산성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에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기업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법인세 인하 등 기업의 기 살리기로 치어 업(격려) 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에서 법인세를 인하하고 기업의 기 살리기로 정책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미국 디트로이트의 악몽을 막을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GM 사태에 대해 경제학자인 한성안 영산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군산에서 나쁜 소식이 들려온다. GM의 폐업으로 인해 2만 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조선, 중앙, 동아, 문화, 매일경제, 한국경제신문은 앞으로 속죄양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들에게 속죄양은 항상 노동이었으니 이번에도 그러할 것”이라며 “GM의 도산도 바로 지대, 이자, 본사의 불공정거래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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