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ㆍ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입장하며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2014년 6·4지방선거까지 대구에서 쉽게 출마하지 못했다. ‘미우나 고우나’ 보수정당에 몰아준 대구의 매몰찬 표심이 가로막고 있어서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대구 기초단체장 8개 선거구에서도 한 명만 출마했고, 광역의원 27개 선거구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구시장 선거에 벌써 4명 후보가 출마 뜻을 밝혔다.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 이상식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임대윤 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박성철 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당내 경선을 뚫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8곳 가운데 6곳에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민주당 대구시당은 내다본다. 광역의원 선거에도 대구 수성구 등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는 후보가 나오고 있다.
이는 김부겸 장관이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높은 득표율(40.33%)을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대구 표심의 변화가 부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 당 지지율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8%로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도 ‘잘한다’(48%)와 ‘잘 못 한다’(42%) 응답이 오차범위에서 엇비슷하게 나오는 등 ‘보수정당 쏠림’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민주당에선 대구 보수 표심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산되고, 경선 결과에 불복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무소속으로 이탈하는 등의 변수도 주시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선거 결과를 자신할 수 없다. 당 안팎에서 대구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 장관이 불출마 쪽으로 굳힌 데다, 선거가 되면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란 지역 정서가 자유한국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김 장관 쪽 핵심 인사는 28일 “행정안전부가 선거 주무 부처이고,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 등을 위해 장관을 시켰는데, 직접 선거에 출마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이번엔 해보자는 분위기”라면서도 “대구시장 후보들의 인지도가 아직 낮고, 선거가 되면 보수층 지지가 결집하기 때문에 낙관하긴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참모를 지낸 오중기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경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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