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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16 14:38 수정 : 2018.03.16 15:07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초의회 2인선거구를 늘리는 데 함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 옆의 판넬은 민주당 광주시당이 광주광역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어 달라는 요청이 담긴 공문을 확대한 것이다.

이정미 대표 “지금 풀뿌리민주주의는 사망 직전”
3~4인 줄이고, 2인 선거구 늘리는 민주·한국 비판
3~4인 선거구는 소수정당 의회 진입 가능성 높지만
2인 선거구는 거대 양당만 나눠먹어 기득권 고착화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초의회 2인선거구를 늘리는 데 함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 옆의 판넬은 민주당 광주시당이 광주광역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어 달라는 요청이 담긴 공문을 확대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3~4인 선거구를 줄이고 2인 선거구를 늘리는 방식으로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를 하는 데 대해 정의당이 “양당은 민주주의도 쪼갤거냐”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 풀뿌리 민주주의는 사망 직전이다. 모든 기초의회 선거구가 쪼개기로 난도질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절대과반을 차지하는 부산 시의회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안한 4인 선거구 7곳을 모두 없애버렸다. 또 한국당이 절대과반인 경북에서는 3인 선거구가 6곳 줄어든 대신, 2인 선거구는 9곳으로 늘었다. 한국당이 다수인 인천에서는 2인 선거구는 7개로 늘리고 3인 선거구는 2개로 줄였으며, 4인 선거구는 쪼개어 버렸다”며 “자신의 텃밭은 독식하고야말겠다는 끝없는 탐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개혁을 이끌어가야 할 민주당조차 탐욕의 동반자가 됐다”며 “민주당 광주시당이 광주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어 달라는 노골적인 요청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경기도와 대전시에서는 그나마 제안된 4인 선거구를 모두 없앴다. 절대과반을 차지하는 서울에서는 4인 선거구가 애초 제안된 35개에서 7개로 쪼그라들었고 그나마 통과될지조차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3~4인 선거구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외에 정의당 등 소수정당들이 기초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지만, 2인 선거구는 거대 양당만 나눠먹는 기득권을 고착화시키는 구조다. 이 대표가 이같은 기득권 지키기를 하고 있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양당 분식(分食)의 결과는 결국 양당 독식(獨食)”이라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336개 기초의원 당선자 중 양대 정당 후보가 아닌 경우는 단 4명, 1.1%뿐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전은 54개 선거구 당선자 중 양대 정당 이외의 당선자가 아무도 없었다. 어차피 1당과 2당만 당선 되는 선거이니, 정치신인들은 선거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선거에서 서울에서만 22명의 기초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무투표 당선은 2인 선거구에서 거대 양당 후보만 각각 1명씩 두 명만 등록해 투표없이도 당선이 확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 대표는 “양당 독식으로 활력을 잃어버린 지금의 지방의회는 썩어버린 4대강과 다를 것이 없다. 행정권력에 대한 견제는 사라지고, 이권추구와 각종 기행으로 악취만 풍기고 있다. 기초의회에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양당 짬짜미와 서로 봐주기만 난무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거대 양당이 자신들의 독식을 위해, 2인 선거구라는 거대한 보를 쌓아 민심이 흘러야 할 강물을 썩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양당에 대한 답변을 촉구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님, 안하무인으로 때마다 개혁의 훼방꾼 노릇만 하실겁니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님, 계속 묵묵부답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이 상황을 묵인하실겁니까?”라고 물으며 “지금 전국의 지방의회가 몸살을 앓으며, 두 당 대표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구 쪼개기에 대한 입장과 지방의회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의당은 민심 그대로의 지방의회를 만들고, 촛불이 요구한 지방적폐 청산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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