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쪽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광역단체장 후보 공모에 47명이 접수해 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광역단체장 경선을 ‘컷오프(공천배제) 뒤 원샷 경선’ 방식으로 사실상 정리한 가운데, 25일 서울 등 일부 지역의 도전자들은 당내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성호)는 앞서 22일부터 사흘간 전국 17개 시·도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자 추천을 마감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각 3명 등 전국에서 47명의 후보자가 지원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장 경선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 우상호 의원의 3파전으로 정리됐다. 경기지사 경선은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의 대결이다. 인천시장 경선에선 박남춘 의원과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겨룬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 균형발전을 위한 약속’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7명이 몰린 광주다. 현직인 윤장현 시장과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양향자 최고위원, 민형배 전 광주 광산구청장, 이병훈 전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장,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 강기정 전 의원이 지원했다. 대구·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에서도 3명의 다수 후보자가 지원했다. 경남은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지사 후보 경선에 지원했다. 다만 ‘경남지사 차출설’의 주인공인 김경수 의원이 이번주 중 출마를 결심할 경우,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남지사 경선도 현재로선 신정훈 전 청와대 비서관만 신청했지만 지역위원장 사퇴 시한을 놓친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입당 심사를 끝마치지 못한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이 앞으로 있을 추가공모 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은 3선에 도전하는 최문순 현 지사가 2014년에 이어 단수 후보로 지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장 경선 후보 등록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후보 모집이 흥행하면서 서울·경기·광주 등에선 당내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당 공관위에 결선투표 도입 요청 의견서를 전달한 데 이어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순 시장이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컷오프 뒤 2~3인 경선’을 원칙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자 공을 박 시장에게 넘긴 것이다. 이재명 전 시장을 포함한 경기지사 후보 3명도 결선투표 도입에 뜻을 모은 상태다. 박원순 시장 쪽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당내 경선에 일관된 원칙이 중요한데 후보들이 요구하는 대로 선거 때마다 바꾸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해 결선투표 도입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 역시 “이미 정리된 당의 기본 원칙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도부의 기류를 전했다. 민주당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선투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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