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선언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의 10년 혁명을 문재인 정부와 함께 완성하겠다”며 ‘서울시장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에 견줘 여론조사에서 크게 우세한 지지율을 지켜온 박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년의 서울시정의 경험과 실력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갈 것”이라며 “2022년 서울에 사는 보통 사람들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 자유롭고 정의로운 삶, 서로가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사람이 행복한 서울, 그 10년 혁명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의 생각과 가치가 대한민국의 철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의 정책이 대한민국의 표준으로 연결되고, 새 정부의 모델이 되고 있다”며 “이제 문재인 정부와 함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선언에 앞서 서울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박 시장이 출마선언 장소로 민주당사를 선택한 것은 ‘시민사회에서 영입된 인사로, 민주당의 정체성이 약하다’는 경쟁 후보들의 공세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이런 점이 그의 한계로 꼽혔다. 박 시장은 앞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2011년 재보궐선거 때는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2014년 재선 때는 서울시민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통해 시민운동가에서 서울시장을 넘어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 박원순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공식 출마를 늦춰 도전자들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박 시장이 뒤늦게 링 위에 오르면서, 후발주자들은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13일 저녁 6시20분 생중계되는 티브이(TV) 토론이 이들에겐 기회다. 우상호 의원은 “티브이 토론을 통해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그에 따라 지지도를 높이는 것이 제 목표”라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 캠프 관계자도 “미세먼지 대책·집값 문제 등 6년의 시정을 놓고 공격할 만한 지점이 많다. 정치적으로도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 패자부활전이냐’는 지적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이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결선투표를 통한 이변을 노리고 있다. 18~20일 치러지는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놓고 23~24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경선 뒤 본선에서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김문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대기하고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시장를 지지한 바 있어, 두 사람의 대결에 관심이 모인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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