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당내 경선에서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와 호흡을 맞출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 교섭단체 4당체제라는 복잡한 함수를 풀어갈 여당 원내 사령탑 자리를 놓고 ‘친문재인계’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3선·인천 부평을)과 ‘비주류’ 노웅래 의원(3선·서울 마포갑)이 출마해 2파전을 예고한 상태다.
노웅래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평형수’와도 같은 역할을 통해 균형 잡힌 당·정·청 관계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협치 구조를 만들어 개혁입법을 완성하고, 여야를 포함한 ‘한반도평화위원회’(가칭) 구성을 제안하고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방송>(MBC) 기자 출신인 노 의원은 당 대변인, 사무총장을 지냈고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모금 과정에 개입한 대목을 밝혀내는 등 활약했다. 이에 맞서는 홍영표 의원은 4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홍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내고,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친노·친문계’ 정치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그는 최근 근로시간 단축, 한국지엠(GM) 노사 합의 등 노동 현안들을 풀어내며 협상력을 과시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홍 의원이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7표차로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석패한데다 이후 꾸준히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해온 걸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엔 홍영표를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노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처럼 ‘상대적 우위’에 있는 홍 의원에 앞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쟁하는 원내대표가 아닌 소통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노 의원의 발언도 홍 의원을 의식한 견제구로 보인다.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인 홍 의원은 ‘강성’ 이미지가 강하다. 홍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되면 남북·외교 문제에선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고 국정 운영에서는 과감하게 야당에 양보하며 여의도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원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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