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주요 여당 의원들이 불참하는 등 의원 정족수가 모자라 추경안 의결이 늦춰지고 있다.
“여당 의원님들이 왜 안계십니까?”(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17일 오전 11시43분 국회 본관 430호. 국회 기획재정위가 전체회의를 열어 3조9000억원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려던 참이었다. 전날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는 이번 추경안이 일시적인 대책이며, 추경 요건에 맞는 ‘긴급성’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부대의견에 넣어 정부 원안을 의결한 뒤 전체회의로 넘긴 상태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기재위원장이 추경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의결 정족수(재적 과반)가 모자랐다. 기재위원 25명 가운데 참석 의원이 10명도 되지 않았다. 특히 회의실에 착석한 더불어민주당 쪽 의원은 2명(송영길·심기준)뿐이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추경호·이현재·최교일, 바른미래당 정병국·김성식 의원 등 야당 쪽 참석이 많았다. 여당 기재위 간사인 박광온 의원과 김정우 의원은 당시 회의실 옆방에서 여당 의원 등에게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보내고 있었다. 송영길 의원이 “5분만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나타난 의원은 없었다.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정부의 추경안이 통과되고 있다.
결국 조 위원장이 다른 안건부터 심의했지만, 20여분 뒤에도 정족수가 차지 않았다. 야당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현재 위원은 “정부가 추경이 급하다고 해서, (어제) 소위도 급하게 했다”고 지적했고, 조 위원장도 “추경 만큼 여당에게 중요한 것이 어딨냐?”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후 민주당 김태년 의원과 한국당 심재철 의원 등이 도착해 정족수(13명)가 간신히 채워져 의결됐다. 불참 의원은 민주당 김두관·김종민·박영선·윤호중, 자유한국당 박명재·이종구·김광림, 바른미래당 유승민·이언주·이혜훈·박주현 등이었다. 기재위 소속 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부처 공무 탓에 불참했다. 여야가 지난 14일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추경 18일 처리’에 합의한 뒤 나흘 만에 심사를 끝내야 하지만, 정작 ‘일자리 추경 통과’를 강조한 여당의 기재위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웠다. 의결에 불참한 민주당 소속 한 기재위원은 “미리 약속된 지방선거 후보 개소식이 있어 회의장에서 먼저 나왔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정훈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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