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 처리를 놓고 찬반 격론을 벌인 국회가 올해는 조용하다.
임종인·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1일 한국의 파병반대 여론을 전달하러 이라크 현지로 떠났을 뿐, 국회 안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같은 날 ‘이라크 파병반대 의원모임’이 연 토론회에는 토론자와 방청객을 모두 합쳐 2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지난해 두 차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근 “나중에 잘못을 회개했다”며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등 ‘소신’을 바꾸는 의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별다른 논란없이 파병연장 동의안에 대해 찬성 당론을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반대 의원들을 설득한 뒤에야 찬성 당론을 결정했고, 그런 뒤에도 소속 의원 37명이 야당 의원 13명과 함께 ‘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내는 등 집단 반발해 내홍을 겪었다.
파병반대 의원모임의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김선일씨 사망사건 등으로 파병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지금은 의원들이 관심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당연히 반대”라고 말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행동은 없는 상태다.
한편, 임종인·유승희 의원은 쿠웨이트에서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의 회견을 통해 “한국에도 파병에 반대하는 국민과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으며, 국회에서 파병 연장동의안이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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