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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의원 14명은 왜 ‘최저임금 표결’ 반대·기권했을까

등록 2018-05-29 20:00수정 2018-05-30 08:54

‘준 당론법안’인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여당 의원 2명 반대, 12명 기권
우원식 “사회적 합의 모아갔어야”…우상호 “노동계 설득 과정 불충분”
찬성 의원들은 정부 기조 유지 위해 필요한 조처로 인식
국회가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하고 있다. 개정안은 재석 의원 198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회가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하고 있다. 개정안은 재석 의원 198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회가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돼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인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칼끝이 여당 의원들을 향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표결에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역시 29일 “갈등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초 민주당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당론 법안’으로 정해 입법의 무게를 더하려 했다. 하지만 앞서 24일 열린 당내 의원총회에서 ‘사안이 복잡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는 데다 의원들 다수가 자리를 뜨면서 의결정족수가 확보되지 않아 당론 채택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 소속 의원 일부도 지도부가 추가적인 논의 없이 표결을 강행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며 대오에서 이탈했다. <한겨레>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찬성하거나 반대한 의원, 기권한 여당 의원들 일부에게 ‘투표의 변’을 들어봤다. 28일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 가운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76명,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2명, 기권한 의원은 12명이다.

■ 반대표

△정재호 의원

예민한 갈등 사안인 만큼 섬세한 절차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번 법안 내용을 담은 지침 성격의 권고결의안을 국회가 국민에게 알리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를 기초로 스스로 결정하게 한 뒤 국회가 나섰어야 했다. 단계별 매뉴얼이 있었어야 했다.

△우원식 의원

나는 을지로위원장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갈등을 좀 더 조정하고 법안을 처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정재호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예민한 갈등 사안인 만큼 섬세한 절차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법안 내용을 담은 지침 성격의 권고결의안을 최저임금위원회에 전달하고, 최저임금위가 스스로 결정하게 한 뒤 국회가 나섰어야 했다”고 짚었다. 역시 반대표를 행사한 우원식 의원은 전임 원내대표인 만큼 “조금 더 사회적 합의를 모아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 기권

△우상호 의원

입법의 취지는 일리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 과정상 무리가 있었다. 물밑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난 뒤 결정했으면 어땠을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반발하고 있다. 정치란 게 갈등을 정리하며 가는 것이 아닌가. 국회가 노동계를 설득하는 과정이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인영 의원

법안에 찬성할 수 없어 기권한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접근방식이 아쉽다. 임금과 관련한 쟁점이 임금체계, 통상임금, 최저임금 문제 세 군데에서 생겼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검토하려면 통상임금이나 임금체계와 같은 ‘몸통’을 정리하면서 최저임금 문제로 넘어왔어야 한다. 통상임금 문제 등을 정리하면 기본급이 오르고 거기에 맞춰 최저임금도 역전되는 게 있는지 없는지 검토할 수 있을 텐데,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뜯어고치는 방식으로 접근하니 정리가 잘못된 것이다.

△익명 의원

당론으로 결정한 사안이면 따라야겠지만 그렇지 않아 기권했다. 협상 과정에서 개정안을 놓고 노동계와 충분한 소통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제가 확실한 정보가 없어서 확신이 없는 상황이어서 기권했다. 결과적으로 통과되더라도 노동계를 향한 설득과 양해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하지 않았을까.

△익명 의원

이 법 개정안을 표결하며 국회의원이 된 뒤 가장 많이 고민한 것 같다. 당론이 아니어서 소신대로 했다.(기권) 새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긴 해야 하는데 고민스러웠다. 아직까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한번 더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봤다. 당에서는 ‘연봉 2500만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법이라고 하는데, 2500만원 조금 넘게 받으며 4인가족을 부양하는 이들의 삶도 어렵지 않나. 그런데 내년, 내후년 임금 인상분을 적용받지 못하는 거다. 그런 부분을 생각했다. 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는데 당내에서 사전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표결에 기권한 12명의 의원들 역시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것에 가깝다는 평이 나온다. 기권으로 의사를 나타낸 우상호 의원은 “법안의 취지는 이해하나 과정에서 무리했다. 국회가 노동계를 설득하는 과정이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의원은 “당에서는 ‘연봉 2500만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법이라고 하는데, 2500만원 조금 넘게 받으며 4인가족을 부양하는 이들의 삶도 어렵지 않냐”며 “국회의원이 된 뒤 가장 많이 고민한 법안이지만 소신대로 반대하는 차원에서 기권했다”고 밝혔다.

■ 찬성

△금태섭 의원

당내 노동문제 전문가들이 ‘옳은 방향’이라고 하니 존중할 만 했고, 개인적으로도 최저선의 임금을 받는 이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데 일단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봤다. 그외 임금체계나 임금 수준과 관련된 논의들은 추가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끌어야 한다.

△익명 의원

기권할까 자리에서 벗어날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당 차원에서 표결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계속 있었고, 나 혼자 뜻을 관철한다는 게 의미가 있나 고민했다. 평소 우리 임금체계가 기본급은 적고 수당을 통해 유지된 데 대해 문제의식이 있었기에 찬성했다. 중요한 건, 당이나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임금 인상 정책기조를 포기하거나 변경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임금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임금체계를 고쳐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단계다”라고 설명했기에 일단 동의했다. 처리 과정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 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도부에 강조했지만 본회의에 올라왔기에 찬성한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로 봤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은 “당내 노동문제 전문가들이 ‘옳은 방향’이라고 하니 존중할 만 했고, 개인적으로도 최저선의 임금을 받는 이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데 일단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찬성표를 던진 또다른 의원은 “표결에 기권할까, 회의장을 나갈까 고민했다”며 “당 차원에서 표결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한 데다 당정이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전반적 임금 인상정책을 포기한 게 아니라는 데 대한 믿음이 있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노동계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도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처음 시도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놓고 노사간 이견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인데 국회가 소통없이 일사천리로 법안을 처리하는 걸 보며 많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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