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한겨레> 자료 사진.
자유한국당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 탓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해당 기업들에서조차 논평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어 “반시장·반기업적 환경을 견디지 못한 국내 기업들이 ‘코리아 엑소더스’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최근 한화큐셀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모듈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고,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 공장에 3억8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엘지(LG)전자도 미국에 공장을 신설했거나 짓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기업들을 옥죄는 반시장·반기업 정책을 펴며 법인세를 인상하고 기업을 범죄시까지 하면서 정작 ‘일자리를 만들라, 투자를 늘려라’고 닦달하니 기업들이 떠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대변인의 논평과는 달리 일부 기업들은 해외 투자의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꼽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화큐셀은 지난 5월3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2월7일 미국통상대표부가 발효한 미국 내 수입되는 태양광 셀과 모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처)로 사업환경이 악화되었다”며 “미국 공장을 통해 세계 2위 태양광 시장이자 큐셀의 주력시장인 미국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세이프가드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역시 미국의 세이프가드로 미국 현지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축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올해 초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한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세이프가드 조처를 발동했다. 또 현대차 역시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밝혀 같은 위기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자유한국당의 논평에 불만을 표시했다. 복수의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자세한 사정도 모르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무리한 논평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 대변인은 “오늘치 <동아일보> 사설을 보고 인용한 논평”이라며 “일간지 사설이라면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제원 대변인은 “‘한화 큐셀의 미국공장 신설이 단순히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조치라는 단편적 요인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규제개혁과 노동 시장 유연화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동아일보> 사설에 근거한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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