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출사표 던진 ‘우리동네 사람들’ : 박창수
군산 GM 협력업체서 22년 일하다 정리해고
“당장 밥 굶게 생겼는데 정치권은 희망고문만”
“‘노동자 편’ 평화당 신뢰“ 민주당서 당적 바꿔 출마
군산 GM 협력업체서 22년 일하다 정리해고
“당장 밥 굶게 생겼는데 정치권은 희망고문만”
“‘노동자 편’ 평화당 신뢰“ 민주당서 당적 바꿔 출마
박창수 민주평화당 전북도의원(군산4선거구) 후보가 군산컨테이너터미널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노조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박창수 후보 제공.
-한국GM 협력업체에서 일하셨더라. 어떻게 출마를 결심했나.
=3월31일부로 희망퇴직했다. 희망퇴직을 하고난 후에 정부나 집권여당에서 군산 지엠공장 직원이나 회사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군산 지엠보다 협력업체가 더 힘든데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아 답답했다. 지엠 직원들은 일정 부분 보상이라도 받았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은 무일푼으로 쫓겨났다.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회사쪽이 경영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노동 현장에서 쫓겨났는데 누구도 대변해주지 않고, 우리는 밥굶는 게 현실인데 정치권에선 2~3년 뒤 계획으로 희망고문하더라. 이 문제를 노동자 신분으로 말하니 전달이 안됐다. 어떻게 대변할 방법이 있을까 하다 제도권 정치에 들어가서 말해야겠다 생각했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도 도전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챙겨달라는 메시지 전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 저는 22년 회사생활만 한 사람이다. 돈이 많아서 선거하는 것도 아니다. 서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고, 노동자를 위한 대변인이 되고 싶다.
-왜 집권여당이 아니라 민주평화당인가.
“나는 지난 3월까지 민주당의 권리당원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여당은 너무 인기가 많아 세력가들이 몰리고 흙수저가 들어갈 자리가 없더라. 가슴 아픈 현실이다. 여당은 가진 자 편에 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군산 민주평화당에 가서 이야기를 해보니 “당신 생각을 펼쳐볼 수 있게 해보자” 말씀하셔서 평화당으로 후보 등록을 하게 됐다. 제가 하는 말들에 대해 평화당에서 많이 수긍했고, “군산 만큼은 노동자 편에 서서 해보고 싶다” 말해주더라. 고마웠다. 내가 그럼 여기서 내 뜻을 펼쳐서 협력업체, 소상공인을 대변해 그 고통을 중앙정부에 알려줘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벌이가 없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나.
“아내가 가정주부였다가 내가 그만두기 직전 보험회사, 커피숍 투잡을 뛰었다. 많은 돈은 아니고 살림에 보태쓸 수준이었다. 저도 실업급여를 받지만 150만원도 안된다. 아이들이 21살, 24살, 26살 딸 셋이다. 그만한 나이에 돈이 가장 많이 드는데 성인이라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없다. 정부에선 새 직장을 구하라고 한다. 직업을 구하고 싶어도 군산은 못 구한다. 협력업체가 다 무너져서 제 나이대 사람은 안 뽑는다. 기왕 사람 뽑는다면 20대, 30대를 뽑지 않겠나.
정부는 직업훈련을 받으라고 한다. 훈련에 1년, 6개월 걸리는데 그동안 누가 생계를 유지하나? 현실에 안 맞는 정책을 내놓으니까 답답하다. 새로 직업훈련 받아 취직하고 싶어도 군산이라는 환경이 허락을 안해준다. 순식간에 1만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발생했잖나. 직업시장이 치열하다. 노가다 현장에서조차 일을 못한다. 현장에 사람이 넘쳐 흐른다.
부평, 창원은 3조9천억 지원해주고 군산만 왕따 당했다. 이런 현실을 누군가는 알아야 하는데. 2~3년 기다리라는 정치권이 야속하다. 우리는 굶어죽는데 어떻게 기다리냐 이거다. 이걸 국민에 알리고 중앙정부에도 알리고 제도 바꿔서라도 보살펴줬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어렵고 힘들지만 출마를 추진했던 거다”
-가족들이 반대는 안했나.
“출마하기 전에 가족회의를 했다. 딸들, 부인하고 원래 대화를 많이 한다. “아빠가 스펙도 가진 것도 없으니 애로사항 있을 거다, 도와달라” 했다. 딸들은 “아빠가 하고 싶은 거면 해보라”고 찬성해주고. 내가 이런 성격인 걸 아니 아내도 크게 반대는 안했다. 가족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럼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나.
“태생이 노동자라 협력업체 노조 만나고 직원들, 지회장들 만나고, 현장에서 하는 것이 다다. 그런데 알다시피, 직장인들은 자기 직장 울타리를 벗어나면 관계가 깨진다. 다들 불만들은 많지만, 표현을 할 줄 모른다. 힘들고 어렵다는 건 이야기하나 뭉치지를 못한다. “큰 도움 바라진 않고 응원만 해줘라” 부탁했다. 비정규직 해고자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해봤으나 크게 도움받은 건 없다. 혼자 고군분투 중이다.”
-군산의 민주당, 평화당 분위기는 어떤가.
“초창기엔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문재인 대통령 팬이었고 지금도 팬이다. 그런데 왕은 훌륭한데 그 밑에 일하는 사람들이 실망스러운 형국이다. 최저임금법 개정도 그렇고 노동자 민심이 안 좋다. 군산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나 노동자 쪽에선 분위기가 안 좋다. 엊그제 추미애 대표가 유세 왔다가 쫓겨났지 않나. 그것만 봐도 분위기 어떤가라는 것은 나온다. 다만 대통령님 인기가 너무 좋아서 잘 모르겠다.”
-주요 공약은 뭔가.
“군산 지엠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첫번째 공약이다. 지엠사태가 해결돼야 군산 문제가 해결되니까. 그밖에 저소득층·노동자·서민 긴급지원센터 설립, 초중고 무상급식 등이다.”
-지엠사태와 관련해 후보님이 생각하는 해법은 뭔가.
“정부에서는 전기차 생산 말하는데 전기차 하나 갖고는 25만대를 못 뽑는다. 생산시설을 복합형으로 바꿔서 전기차,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를 동시에 돌려야 한다. 물량이 있는데 지엠이 안 주는 것이다. 정부가 우선 매입을 해서 위탁생산을 하든 뭘하든 해서 공장을 우선을 돌려야 한다. 짜장면집도 장사해야 팔리잖나. 문닫고 매각하려하면 누가 사겠나. 제3자 매각하려면 2~3년 걸린다. 협력업체 다 죽으니 위탁생산도 하고, 부평 창원으로 빼는 물량도 생산하고. 전기차도 생산해야 한다. 창원은 제가 알기론 발빠르게 대응해서 1년전에 시의회랑 정치인이 모여서 창원공장 못 빠져나가게 대책 세웠지만 군산 정치인들은 손놓고 있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미리 대비했으면 막을 것을 군산시, 정치인이 안한 것이다. 선거철 되니 너도나도 지엠 살리자 하는데 1년 전에 그럴 것이지. 선거용으로만 이용하는 게 답답하다.”
-선거운동하며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민주당의 인기다. (웃음) 그리고 선거자금 문제. 돈 문제는 기본적으로 나가는 게 있으니까. 선거도 이렇게 비쌀 필요가 없는데, 이렇게 비싸니 없는 사람은 도전도 못해보는 게 아닌가. 정치 자체가 있는 자들 잔칫판이라고 하잖나. 능력 없어도 돈만 있으면 나오는 사람들 있으니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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